연초 새로운 업무를 맡게 되면서, 올해는 고3처럼 살거라고 주위에 선언한 바 있다.
그리고 그 이후, 실제 고3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나름 꽤나 열심히 일하고 있다.
회식이 없으면 사무실에서 가장 늦게 퇴근한 날도 많았고
주말이나 공휴일에 일 안 한 날이 없다. 휴가를 내고 일한 날도 많다.
중년의 아저씨들은 다들 이렇게 사는 거라고 스스로와 가족들에게 얘기하지만
당연히 뒷받침하는 논리도 없고,
사실이라 할지라도 응당 이렇게 사는 게 정답이라 생각하진 않는다.
외려 아들에게 나처럼 살지는 말라고 종종 일러줄 정도이다.
나야 달리 길이 없어 이렇게 사는 거지만
자식들은 좀 다르게 살았으면 좋겠다는 거다.
인생의 의미와 목적을, 그게 어마어마하고 대단한 게 아니더라도,
일찌감치 발견하여 삶을 귀하게 장식했으면 좋겠다.
무한궤도의 노랫말처럼
'지나간 세월에 후횐 없노라'고 말할 수 있길 바란다.
한창 크고 있는 자식들이,
그리고 아직 뭔가를 더, 뭔가를 새롭게 할 수 있는 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