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마지막 날, 2023년을 돌아보며 정리하다 보니
올 가을이 문성닷컴 개설 20주년임을 문득 깨달았다.
2003년 대학교 계절학기 수업이었을 것이다.
개인 홈페이지 만들기기가 기말 숙제로 나와서
HTML, FTP 공부 열심히 하고
같은 수업 들으며 개인 홈피 개설한 친구들과 왕래하며
재밌게 놀았었는데. 그게 벌써 20년 전이다.
그때는 뭔 유행이었는지, 개인 홈피에도 저마다 닷컴을 붙여댔는데,
지금도 몇 개는 기억난다. 시그날준닷컴, 슬리피조닷컴. 또 뭐가 있었더라?
하여간 이게 참 효율 없고 시대에 뒤쳐진 행위인지라
다들 얼마 있지 않아 사람들이 붐비는 블로그와 SNS 세계로 가버렸지만
늘 미련이 많고 구차하게 추억에 잠겨 사는 나는
20년이 지난 지금도 이렇게 닷컴 이름 붙은 촌스런 개인 홈피에서
글을 쓰고 있다. 이제는 HTML도 다 까먹어 프레임 바꾸기 하나 못하는
낡은 홈페이지에서 말이다. 나도 참, 끈질김을 넘어 좀 지겨운 사람이다.
그렇지만 얼마나 더 버티려나.
내년이 마지막은 아니려나.
20년을 유지해온 (도메인과 서버 회사에 성실히 돈을 납부해온)
스스로를 칭찬하기 보다는,
이게 잘 하는 일인가,
내년은 어떻게 될까 하는 생각이 더 드는,
문성닷컴의 20주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