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휴대폰을 쓰기 시작한 게 2001년이었는데,
그 이래로 단 한 번도 삼성폰을 사 본 적이 없었다.
피처폰 시대에는 LG와 SKY, 모토로라(미니모토라고, 엄청 귀여운 폰이었다)를 쓰다가
스마트폰으로 넘어온 뒤에는 10년 이상 아이폰만 써왔는데,
아이폰이 무엇보다 더 예뻤고, 오래 쓰다 보니 익숙했고,
아이패드, 애플워치, 에어팟 등이 갖춰지면서
애플 생태계를 떠나기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그러다 최근 위의 이유들이 하나씩 사라졌다.
아이폰 11로 넘어오면서 모양이 예전보다 덜 예뻐지기 시작했고
매번 사던 빨간색 모델의 색감이 예전보다 싱거워졌다.
프로와 일반 모델의 급 차이가 너무 커졌고 미니 라인도 사라지면서
작은 폰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딱 맞는 모델이 사라졌으며,
제품 가격은 물론이거니와 점점 올라가는
애플케어나 수리 비용은 반드시 수 차례 고장을 내고야 마는 내게는
점점 더 큰 부담으로 다가왔다. 마지막으로 쓰던 아이폰도
뒷판이 깨진 채로 8개월가까이 그냥 써올 정도였다.
거기다 애플워치, 에어팟이 모두 고장난 상황에서 방문한
애플스토어에서 '수리불가' 혹은 '그냥 새로 사시는 게 낫습니다'라고 대응한 게
결정적이었다. 직원들은 너무 친절했으나 규정이 별로였다.
그래서 지금껏 족히 천 만원은 넘게 써온 애플을 버리고
갤럭시로 넘어왔고, 열심히 적응 중이다
이 나이에 몸에 밴 생태계를 뒤집어 엎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나,
막상 넘어오니 또 금방 적응하고 있다.
세상일이 늘 그러하듯,
생각보다 변화는 어렵지 않다.
그냥 마음 먹고 하면 되는 일이다. 다시 한 번 깨닫게 되었다.
...물론 이 모든 얘기는 "지름신이 강림해서 스마트폰 바꿨다"로 요약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