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을 잘 도망쳐 다니다가 이제서야 코로나에 걸렸다.
3월에 아이들이 모두 확진되었을 때도 의연히 살아남은지라
나름 면역이 있는 게 아닌가 생각했었는데 섣부른 결론이었다.
거기다 그간 잘 피해다닌 것을 복리로 되갚아주는지 아주 센 놈에게 걸려 꽤나 고생 중이다.
워낙 막차다 보니 주위에서 별로 관심을 못 받는 것은 보너스.
역시 우리네 인생은 평범하다.
남들이 겪는 일은 나도 겪기 마련이다.
당장 겪느냐 나중에 겪느냐의 차이랄까.
나는 좀 다르지 않을까 생각하는 일들은
이번 경우처럼 어김없이 오답으로 드러났다.
슬프지만 이렇게 남들처럼 살다가 남들처럼 가는 게 인생인가보다.
'예외 없는 삶'이라, 왠지 씁쓸하네.
...코로나 때문에 미각이 맛이 가서 씁쓸한 것인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