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기준, 우리나라 사람들이
주된 일자리 즉 가장 오랜 기간 일한 일자리에서 퇴직하는 연령이
평균 49.3세로 분석되었다고 한다.
법정 정년퇴직연령이 60세인데
50대도 아니고 40대 후반에 많은 사람들이 회사를 떠나
자영업이나 비자발적 퇴직 상태에 뛰어든다는 소리이며,
조사 항목을 어떻게 정의하냐에 따라 해석의 여지는 분분하겠지만,
일단 정년퇴직이라는 것을 맞이하는 사람 자체가 10%도 안 된다고 하니
대부분의 사람들이 60세 되기 전에 회사를 떠난다고 봐도
잘못 읽은 것은 아닐 것이다.
49.3세라.
나로서는 정말 몇 년 안 남은 셈인데,
극강의 직업안정성을 자랑하는 회사에 다니고 있는지라
그 나이나 그 전에 내가 비자발적으로 회사를 나갈 가능성은 높지 않겠지만
그래도 좀 걱정이 되는 것은 사실이다.
이제 겨우 네 살 밖에 안 된 둘째 아이를 아직 20년은 더 돌봐 줘야 하는데
5~10년 안에 회사를 나가야 된다면? 이거 진짜 큰 일이거든.
물론 빨리 회사를 떠나 더 잘 된 사람도 많고
억지로 회사에 붙어 있는게 정답이라 할 수는 없겠지만
조금씩 나이가 드니 회사의 비전이나 야망의 실현,
명예욕, 금전욕보다는 어떻게든 오래오래 회사 잘 다니는 것에
더 관심을 갖게 된다.
사실 지금 와서 연봉 10%-15% 더 받는 게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어차피 세금을 더 높은 비율로 떼어갈 테니 손에 쥐는 건 그보다 더 적을 것이고
연봉 좀 올랐다해도 몇 년 덜 일하고 비자발적 퇴사하게 되면
결국은 훨씬 더 손해를 보는 셈이니 말이다.
아직 5년, 10년은커녕 내년에 뭐하고 있을지도 확신할 수 없는
삶이긴한데, 들려오는 고용시장의 불안과 중장년들의 신음소리는
조금씩 긴장을 하지 않을 수 없게 한다.
49.3세라.
정말 얼마 안 남았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