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10년 전 이맘 때 말레이시아에서 찍은 셀카)
예전 사진 정리하다 깨달은 것인데,
한 10년 전에는 ‘셀카’를 제법 많이 찍었다.
동남아에서 한참 바쁘게 일할 시절이었지만
회사에서 일하다가도 찍고, 호텔에 혼자 밥 먹다가도 찍고,
물론 많다고는 할 수 없지만 종종 찍어대긴 했었다.
그러던 셀카가 언제부터인가 씨가 말랐다.
몇 장 찍었다가도 금방 지웠던 것 같다.
보기 흉해서이다.
아무리 필터를 쓰고 얼짱 각도에서 찍어도
눈살이 찌푸려질 만큼 마음에 안 드니까
확인하자마자 지워버리고 점점 안 찍게 되는 것이다.
눈가의 주름, 처진 살, 얼룩덜룩한 피부,
더욱 중년의 향기가 나는 헤어스타일까지, 야 이거 심하다.
비단 나뿐이려나. 나이 들어 셀카 안 찍는 것은 남녀 불문이다.
카톡 프로필에 본인 사진 당당히 올려놓은 친구는 단 한 명도 없다.
다 나와 같은 이유는 물론 아니겠지만,
적어도 여전히 셀카 사진 보고 흡족해 하는 동년배(?)는 없을 거다.
노화라는 것은 참 다양하게 정의될 수 있겠지만,
"전에는 그렇게 싫지 않았던 거울 속,
혹은 사진 속 내 얼굴이 보기 싫어지는 나이”도
한 줄 추가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그렇게 우리는 늙어가는 것이다.
셀카 많이 찍어서 자신에 대한 사링을 과시해야지
근래 몇년간 그랬겠지만 돌고 도는거 아니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