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회사생활의 분수령은 딱 10년 전, 그러니까 2015년이었다.
동남아에 나간지 만 5년이 넘었고, 주니어 매니저에서 시니어 매니저로 승진한 지 1년이 된 시점이었다.
해외생활도 제법 했고, 부하 직원들도 싱가폴, 태국, 베트남,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 여러 나라 출신으로 구성되어
나름 글로벌 경험을 잘 다지고 있었다.
그 와중에 첫째가 세상에 나왔고, 새로 모시고 된 리더는
내 포지션이 꼭 필요한 지 회의감을 가진 사람이었다.
즉 나갈 때가 된 것이다. 한국으로 돌아올 시기가 된 것이다.
(실제 나는 그 다음해에 한국에 돌아오게 된다)
하지만 그 즈음, 인생에서 가장 많은 이직 제안을 받기도 했다.
한국에서의 이직 관련 연락도 한 40군데 이상에서 받았고,
싱가폴에서 만나보자는 회사도 많았다.
일부는 실제 면접까지 진행하기도 했지만 결국 난 한국에 돌아왔다.
아이가 태어나는 시점에 싱가폴에서 사는 것도, 한국에 다른 회사로 이직하는 것도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아내가 한국에서 일하고 있었는데
그 직장을 관두고 모두 싱가폴로 이사하기에는 소득 감소가 너무 크다 여겼다.
가족을 위해서 훌륭한 결정을 내렸다고 생각한다.
아마 싱가폴이나 말레이시아로 이동했으면 모두가 굉장히 고생했을 것이다.
하지만 커리어를 생각해보면, 가끔씩 "그 때 확 질러보면 어땠을까"하는 아쉬움이 남는 것도 사실이다.
실제 한국 와서 연수입이 2500만원 이상 깎였고,
다음 승진을 하는 데 만 8년 이상 걸렸다.
회사가 다운트렌드인지라 스트레스도 굉장히 많이 받았고.
그럴 거면, 오히려 싱가폴에서 20% 이상 더 받으면서 이직했다면
지금쯤은 돈도 더 많이 모았을 것이고 영주권도 땄지 않을까 싶다.
생활비용은 싱가폴이 월등히 높으나
연봉 자체가 더 높아졌다면, 세금도 한국의 절반 정도니 더 모을 수 있었을 것 아니겠는가.
동남아에 나간 것은 훌륭한 결정이었다.
이왕 모험한 거, 조금 더 모험을 해도 괜찮을 뻔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