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내 스마트폰에는 유튜브가 깔려 있지 않다.
유튜브 뿐만 아니라 넷플릭스, 쿠팡플레이 같은 OTT 앱도,
네이버나 사파리, 크롬 같은 인터넷 브라우저도 없다.
카카오톡 같은 커뮤니케이션 수단과
회사 업무를 위한 아웃룩,
그리고 이북 앱과 몇몇 기록 앱들이 주로 깔려 있을 뿐이다.
게임기도 다 정리했다.
플레이스테이션은 아예 전기선을 뽑아서
서랍장에 모셔두었고,
닌텐도 스위치는 아들 전용 기계로 주인을 달리했다.
당연히 스마트폰에는 단 하나의 게임도 깔려 있지 않다.
이걸 적용한 게 한 달 전이다.
그리고 한 달을 이렇게 산 소감은,
이걸 작년에 했어야 했다.
아니, 제작년에 시작했어야 했다.
아니, 나이 40이 되기 전 이미 습관으로 굳혀놨어야 했다.
로 귀결된다.
늘 시간이 없다고 생각했다.
회사일이 너무 바빠 운동도 못하고,
문성닷컴에 글도 못 쓰고,
책도 많이 읽지 못하고 있다 변명했다.
하지만 아니었다.
자기 전 습관적으로 보던 숏츠,
지하철이나 기차 타고 이동할 때 틀어놓고 있던 OTT,
야근하고 돌아오면 보상심리에 켜곤 했던 게임기,
이런 것들이 갉아먹는 시간, 깎아먹는 시간이 너무도 많았다.
멈추니까 보였다.
하지 않으니까 '안 함'의 가치가 빛 나기 시작했다.
운동할 시간이 생겨 몸무게를 9KG이나 뺐으며,
글 쓸 시간이 생겨 문성닷컴을 넘어 브런치에 글을 연재하기 시작했으며,
책도 좀 심하다 싶을 정도로 많이 읽고 있다.
그렇다고 회사일을 못하나? 전혀 그렇지 않다.
집안일에 소홀한가? 물론 아니다.
이렇게 삶이 정상화되고 나니,
이걸 왜 빨리 시작하지 않았는지 너무 아쉬운 거다.
10년 전부터 이렇게 살았으면
지금의 나는 분명 지금과 완전히 달랐을 것이다.
젊었을 때는 싸이월드도 하지 않았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도 하지 않았다.
애니팡도 하지 않고 디아블로도, 리니지도 한 적 없다.
온갖 유혹을 잘도 이겨내며 시간 관리를 잘 하던 내가
나이가 들면서 가드가 내려가고
이런저런 변명을 해가면서 유혹에 굴복하면서
아까운 시간을 갖다버려 왔던 것이다.
불필요하게 날려버린 시간이 너무도 아깝다. 정말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