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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른바

'메인 루트'가 몸서리치게 싫었다.

사실, 지금도 싫다. 

 

저마다 다른 가치와 개성을 가진 사람들이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면서

한 방향으로 헐레벌떡 달려가는 

'주류'의 삶이 몸서리치게 싫었다.

사실, 지금도 싫다. 

 

남들이 퇴근길 2호선 지하철에 앞뒤 사람에 밀려 신음할 때, 

나는 지방의 한적한 강가 야트막한 언덕에 앉아 노을을 보며

하모니카를 부는 삶을 살고 싶었다. 

(웃기게 들릴지 모르지만, 입사 첫 해에 진짜로 그렇게 했다)

 

그리하여 난 메인 루트에서 벗어났다.

아니, 사실 메인루트에 애초에 들어가지도 않았다고 해야 적확할 것이다. 

 

지금 생각하면, 그러지 말았어야 했다. 

나중에 이탈하더라도

처음엔 남들이 가는 길을 좀 더 따라가봐야 했다. 

좀 더 철이 들고, 세상을 보는 눈이 생기고, 

"이 길이 내 길이 아닌 것 같다"는 확신이 생긴 후에 

이탈했어야 했다. 

 

그랬다면

내가 어디로 가야할지 어떻게 달려야할지

어디서 멈추고 어디서 전력질주를 해야할지 

좀 더 현명한 답을 찾을 수 있었을 것이다. 

몸값도 올리고, 서울에서 집도 어떻게든 마련했을 테고. 

 

아이러니하게도 지금 나는 

서울에서 일하고 있다. 정말 많은 길을 돌고 돌아서. 

그럴 거면 그냥 처음부터 남아 있는게 나았던 것 아닐까.

 

고작 스물여섯.  

앞으로의 인생은 내가 하고 싶은 대로 살겠다며

메인 루트를 벗어나는 결정을 너무 일찍 내려버렸다. 

생각만 한 것이 아니라 과감하게 실행에 옮겼다. 

 

서울을 떠나지 말았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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