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턴가 영, 삶에 자신이 없어졌다.
회사에서도 각종 모임에서도 위축되고
말수가 없는 조용한 사람이 되어 버렸다.
예전의 나는, 어딜가든 참 시끄러운 사람이었는데 말이다.
왜인지 한참 고민해보고는,
요즘 내 삶에 '스토리'가 없어서라는 결론을 내렸다.
스스로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남들과는 다른 나만의 이야기 말이다.
어디 나가서 떠들어대는 용도가 아닌, 내가 정말 재미있게 살고 있구나
스스로 느낄 수 있는 증거들 말이다.
10년 전만 하더라도 꽤나 많은 스토리가 있었다.
1일 1식도 있었고, 문성찾기 여행한 것, 동남아에서 6년 일한 것,
1년에 책 100권 읽은 것, 권투를 몇 년 배운 것,
소설 써서 신춘문예에 여러 번 도전한 것,
조그만 미니벨로 타고 대구까지 다녀온 것,
인도나 리버 크루즈 등 몇몇 재미있던 여행들과
나름 자신 있었던 동안,
87년부터 쓰고 있는 일기장과
하다못해 이 문성닷컴 역시 나의 스토리였다.
하지만 요즘은 새로운 이야기가 없다.
회사일 - 육아 - 집안일 - 최소한의 자기계발이 전부다.
이걸 수년 간 반복하다 보니
그냥 맹한 내가 되어 버렸다. 반짝이지 않고
특별함도, 재미도 없는 사람이 되어 버렸다.
몇 년을 더 살지 모르겠지만,
죽을 때 "그거 참 잘한 짓이었지" 생각하며
싱긋 웃을 수 있는 스토리를 더 만들어야 된다.
지금보다 한 세 배 정도 자신이 넘치는,
그래서 누가 뭐래든 코웃음치며 내 인생을 살아내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