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어느 날, 하루 날을 잡아서,
내가 무얼 하고 사는지 깨어날 때부터 잘 때까지 분 단위로 기록해 본 적이 있다.
평일이었고 재택근무하는 날이었다.
아주 상세한 내용까지 여기 올릴 필요는 없지만
결과물은 크게 아래와 같이 네 가지 항목으로 정리할 수 있었다.
- 업무 8.6시간 (36%)
- 수면/휴식 7.9시간 (33%)
- 집안일 4.3시간 (18%)
- 자기관리 3.2시간 (13.3%)
이후 3일 정도 비슷하게 더 해봤는데 결과는 거의 비슷했다. 각 항목이 +- 0.2시간도 차이 나지 않았다.
결국 평소에는 저렇게 사는구나 하는 깨달을 수 있었는데, 무엇보다 더 신기했던 것은
이렇게 적는 것 그 자체로 더 열심히 하루를 보낼 수 있었다는 거다.
업무와 자기관리에는 평소 생각했던 것보다 더 많은 시간을 썼고
휴식시간은 생각보다 짧았는데, 전반적으로 생각했던 것보다 생산성이 좋았다.
기록을 해야 하니까 괜히 부담을 느껴,
30분하고 쉴 것을 한 시간을 하게 되고,
15분 쉴 것을 5분 쉬었으니 당연한 결과였다.
어찌보면 이게 '기록의 힘'이 아닌가 한다.
기록은 fact를 그대로 정리하여 옮겨놓는 역할도 하지만
기록을 한다는 행위 자체가 사람을 더 효율적으로 행동하게 한다는 것 말이다.
동남아에서 컨설팅할 때
맨날 사람들보고 적어라, 적으면 달라진다라고 설득했으면서도
정작 내 삶에 적용할 생각을 못했었다.
물론 그만큼 에너지가 많이 요구되고
밤이 되면 녹초가 될 만큼 피곤해지기에
자주는 적용하지 못하고 있지만 아주 바쁜 날, 많은 일을 해야 되는 날에는
'하루 기록하기'를 적용해보고 있다.
확연히 다른 날과 달라짐을 느낀다.
이러니 내가 기록을 멀리할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