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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가파른 노화의 길

문★성 2023.02.05 19:47 조회 수 : 154

 

국민학교 1학년 때부터 안경을 썼었고,

대학교 1학년 때부터 콘택트 렌즈를 써왔는데,

최근 들어 콘택트 렌즈를 쓸 때마다 초점이 잘 안 잡히는 문제가 생겼다. 

아니, '생겼다'라기 보다는 '체감하기 시작했다'가 맞는 표현이겠다.

어느날 문득, 어 잘 안 보이네, 하고 의식하기 시작했거든.

 

렌즈 브랜드를 바꿔보기도 하고,

시력 검사를 새로한 후 도수를 높여보기도 하고 낮춰보기도 했다.

그런데 썩 좋아지지 않았다.

 

안과에 가봤다.

그랬더니 나이 들면서 생기는 자연스련 현상이란다.

가까운 것을 잘 보려고 도수를 맞추면 멀게 있는 게 흐릿하게 보이고

반대도 마찬가지라는 거다. 안경쓰고 렌즈쓰는 누구에게나 일어나는 일이지만

나이가 들수록 점점 심해지는 현상이라고.

 

즉, 노안이 시작되었다는 소리다.

확인을 위해 되묻는 나의 질문에,

오십 중반쯤 되어 보이는 의사는

"이제 시작이에요 으흐흐" 하는 알 수 없는 미소로 화답해주었다.

 

그러고 보니 최근 들어 눈뿐만 아니라

몸 여기저기에서 '나 늙었다' 주장하는부위(?)가 늘어나고 있다.

각종 주름에 이곳 저곳의 살은 처지기 시작했고 흰머리가 발견되는 주기도 짧아졌다.

체력은 이미 맛이 간 지 오래고, 기억력은 그보다 빨리 맛이 가기 시작했다.

 

내가 젊지 않다는 것이야 누가 말하지 않아도 잘 아는 노릇이지만,

자꾸만 원치 않는 증거를 확인하는 일은 썩 기분 좋은 일이 아니다.

모른 체 하고 싶은 일을 누가 자꾸 꺼내놓는 것 같아

불안하기도 하고, 화도 나고 그렇다.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그 어쩔 수 없는 길에 접어들었으니 당연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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