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한창 화두가 되고 있는 MZ세대 관련 글을 읽다보니,
젊은 회사원들이 많이 겪는 딜레마가 있더라.
“굳이 승진의 사다리를 빨리 올라가서 스트레스 받고 자기 삶 버려가며 고생하기는 싫어”
“그렇다고 별 볼 일 없는 일을 은퇴할 때까지, 이 돈 받고 계속하는 건 싶지는 않아”
이 둘을 종합하자면 아래의 문장이 나오지 않을까.
“난 스트레스를 더 받거나 더 고생하긴 싫지만 돈은 지금보다 다 받고 싶고 더 인정받고 싶어”
젊은 사람들을 비난하는 것이 아니라,
나도 이 문장과 별반 다른 생각을 하는 건 아니라는 것을 최근에 실감하고 있어 하는 말이다.
어떤 생각이냐면,
지금도 일 많은데 더 일 많이 하게 되는 자리로 가는 것은 정말 싫다.
어떻게든 조금이라도 일 줄여 내 하고 싶은 것 하고 가족들과 시간을 더 보내고 싶다.
그렇다고 한직에 가서 일하는 것 또한 싫다. 잘릴 위험도 없는 누구도 관심 갖지 않는
별 볼일 없는 일을 하면서 세월을 보내고 싶지는 않다,
…따위의 생각을 40대 중반이 되어서도 하고 있다는 소리다.
그런데, 40대 중반쯤 되었으니 아는 것도 하나 있다.
이런 딜레마를 품고만 있으면, 자연스럽게 전자(더 많이 일하고 더 스트레스 받는)의 길로 간다는 거다.
회사원이 된 이상 스스로 움직이는 에스컬레이터에 탄 것과 매한가지고,
용기를 내어 아래로 뛰어내리거나 레일을 움켜쥐고 버티는 게 아닌 이상
일반적인 회사원들이 가는 그 길을 자연스럽게 가게 된다.
나 역시 마찬가지였고, 앞으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이런 생각을 하고, 글로 표현하는 와중에도 에스컬레이터는 움직이고 있다.
이렇게 사는 게 맞는가 고민하고 있는 이 시간에도 에스컬레이는 위로 향하고,
나는 더 많은 스트레스와 더 많은 업무 시간의 세계로 스며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