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선거 결과, 내가 지지하던 후보는 떨어지고
저 사람은 안 되었으면 하고 바라던 후보가 대한민국의 새로운 대통령이 되었다.
매우 작은 표 차이로 져서 석패이긴 한데
어차피 선거는 Winner Takes All이라 한 표 차이든 천만 표 차이든 똑같은 거다.
선거에서 진 것을 확인하자마자 내가 한 것은 분노도 아니었고 한숨도 아니었다.
우선 다니던 모든 커뮤니티 사이트를 즐겨찾기에서 지웠고
즐겨듣던 정치 관련 유튜브들도 모두 구독해지 했다.
네이버 뉴스는 열어보기 조차 하지 않을 것이며
아예 유튜브를 안 보기 위해 프리미엄을 해지하는 것까지 생각하고 있다.
같이 마음 고생하던 동지(?)들과 부둥켜 안고 서로를 위로할 수도 있겠고
유튜버들의 진단을 들으며 답답함을 삭힐 수도 있으며
좋아하던 정치인들을 계속 응원할 수도 있겠지만
일단은 내가 받는 상처를 최소화하기 위해
최대한 신경 쓰지 않고 '정치에서 몸을 떼어내는 것'이 먼저다.
고맙게도 이 정치라는 것은,
신경쓰기 시작하면 끝도 없이 빠져들게 되지만
힘써 몸을 떼어내면 신기하게도 아무 신경 쓰지 않고도 살 수 있는 거거든.
일단 며칠은, 혹은 몇 주는, 혹은 몇 달은
정치 근처도 가지 않고 내 일, 내 가족에 집중하는 것이 스트레스 안 받고
정상적으로 내 삶을 영위할 수 있는 길이다.
이걸 어떻게 배웠냐고? 10년 전 대선 때 배웠지.
나름 제법 살다보니 승리도, 패배도 잘 알고 어떻게 대처할지도 잘 안다니까.
일단은 몸을 떼어내자.
생각은 나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