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는 연초에 이사를 가느라 모아놨던 돈은 다 끌어 쓴 것은 물론
대출까지 당겨쓴 데다가, 상반기에는 아내가 육아휴직 기간에다
아기 때문에 돈 들어갈 일이 많아 이래저래 현금흐름이 충분치 못했다.
그래서 역대급으로 주식이 호황을 맞이하는 기간에도
그 속에 풍덩 뛰어들지 못했는데
아내가 복직하고 연말 성과급이 나오면서 현금이 조금 생기자
당연히 주식 시장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이미 늦긴 했다', '이러다 한 방에 훅 갈 수 있다'
하는 생각을 하면서도 혼자 남겨질 수 없다는 두려움(Fear Of Missing Out - FOMO)에
주식 시장에 뒤늦게 참전하였고, 역시나 이번 폭락에 제대로 맞았다.
폭락 터지기 이틀 전 주식 3분의 1정도를 미리 정리해놓아서
최악은 면했지만 그래도 피해가 만만치 않다.
사실 다 알고 있던 거다.
코로나로 미국 정부가 양적완화를 무제한급으로 퍼부어
자산가격이 오르는 게 영원할 수 없다는 것도,
코로나가 안정되면 당연히 테이퍼링이나 금리 인상을 고려할 것이라는 것도,
중국의 규제가 큰 기업 한두 개의 파산으로, 그리고 더 큰 문제로 이어질 것이라는 것도,
코로나 거품이 꺼지고 나면 내실 없는 기업들이 하나 둘씩 쓰러지면서 도미노 문제를 일으킬 것이라는 것도,
시기만 몰랐지 알고는 있었던 거다.
알고는 있었지만 당하고 마는 게 인생에 어디 한두 개이겠냐만은
매번 당할 때마다 아쉬운 마음은 어쩔 수 없다.
사실 또 알고 있는 것도 있다.
이렇게 떨어진 주식은 대부분 다시 이 자리로 돌아올 거라는 것
그러니 기다리면 된다는 거다.
하지만 역시, 시기는 모르는 거다. 10년이 될 수도 있겠지.
잘 되면 문성닷컴에 다시 글 쓰기로 하자.
20...31년쯤? 어쨌든 이 홈페이지는 앞으로 50년 더 돌아갈 테니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