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올림픽 본 게 1988년 서울 올림픽이었으니,
내 인생 아홉 번째 올림픽이었던 도쿄 올림픽이 끝났다.
뭐 코로나19 시국이기도 하고,
준비과정에서 이런저런 잡음이 많았던지라 크게 관심은 없었는데,
막상 개막하니 자꾸 보게 되더라.
올림픽 아니면 볼 일 별로 없는 비인기종목 경기도 찾아보게 되고,
원래 좋아하는 축구는 더 열중하여 보게 되었으며,
멋진 스토리를 만들어낸 여자배구나
끔찍한 스토리를 자아낸 남자야구 역시 관심 있게 지켜봤었다.
그러면서 느낀 것은, "역시 올림픽은 올림픽이다"
자주 하는 것도 아니고 4년에 한 번 하는 거니 (이번엔 5년이었지만)
이것저것 따지지 말고 힘차게 즐기고, 신나게 응원하는 게 맞다.
한편에서는 우리나라 금메달이 역대 최소 수준이라 걱정하기도 하고,
선수나 코칭 스탭들을 비판하기도 하던데, 그거 뭐 신경 쓸 일인가 싶다.
요즘 젊은이들에게 예전처럼 매트 바닥이 귀 짓이겨가며
유도나 그레꼬로망형 레슬링 하라고 푸쉬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태권도는 우리나라의 전유물이 아니라 세계인의 스포츠가 된 지 오래 아닌가.
MZ세대의 특성을 감안할 때, 예전처럼 투혼을 불사르는
스포츠 스타를 바라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다.
다만 크게 줄어가는 우리나라 인구 구조상
스포츠 강국으로서의 위상은 앞으로 점점 감소할 것으로 보이는데,
위상 따위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이런 큰 대회에서
우리나라가 승리하는 모습을 점점 보기 어려워질 것 같아,
그건 좀 아쉽다.
나중에, 한 2048년 올림픽쯤 되면,
결승전에서 극적으로 이겨 금메달을 따내는 모습을
단 한 번 보지 못할 수도 있겠다 싶은 거다.
지금 출산률의 저하는 이십 몇 뒤 올림픽에도 영향을 미칠 거다.
그건 좀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