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화장실 문에 왼손 약지가 끼어 크게 찢어졌다.
응급실까지 다녀와야 했고
총 여덟 바늘을 꿰맸으며
첫 번째 마디의 뼈가 조금 바스라질 정도의
나름 큰 사고였다.
다른 누가 잘못한 것이 아니라
내가 문을 닫으면서 손을 미처 빼지 못해 끼인 것이다.
처음 가 본 호텔이라 문이 생각보다 빨리 닫히는 걸
몸이 따라가주지 못했다.
나름 덜렁거리는 성격이라
여기 저기 많이 부딪치곤 하지만
이 정도로 다친 적은 거의 없었다.
다쳐서 봉합 수술을 하는 것도
지난 30년 동안 없었던 일이다.
갑자기 왜 이런 일이 생긴 걸까.
분명 몸이 굼떠졌기 때문이다.
생각만큼 몸이 움직이지 않는 나이가 되었기 때문이다.
몸이 가파른 노화의 내리막길을 내려가고 있는 것 같아
손이 아픈 것보다 마음이 더 아프다.
이제 정말 몸 조심할 나이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