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 아이가 유치원에 다니기 시작했다.
4년을 내리 다닌 어린이집을 떠나,
아는 친구 하나 없는 유치원에 혼자 가는 거라
부모로서 걱정되기도 하고 불안하기도 한데
신기하게도 정작 아이는 전혀 개의치 않았다.
물론 다니다가 친구들과 다툴 수도 있고
다 마음에 안 든다 가기 싫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가기 전부터 전전긍긍하지는 않았다.
걱정하고 불안해하며 울먹거리지 않았다.
그저 아 이제 유치원 가네 하며 담담한 자세를 견지할 뿐이었다.
아직 어리다 보니 사회적 스트레스를 덜 받아봤고
그러니 저리 무덤덤할 수 있겠지만,
한편으로는 내가 아이에게 배울 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 내가 다음주 유치원에 새로이 간다고 하면
아마 한숨 오백 번쯤 쉬었을 거고,
걱정은 이천 번 정도 했을 거다.
얼굴은 몇 주 전부터 굳어 있었을 테고
소화도 잘 되지 않았겠지.
세상 걱정, 막상 닥치고 보면 별 거 아닌 경우가 많더라.
걱정했던 대로 큰 일이 터진 적도 물론 많았지만
그래도 결국은 해결되고, 지나가더라고.
그러니, 아들을 본받아 아이의 마음으로 살자.
마음을 편안하게 먹고, 담담하게 새로운 발걸음을 시작하자.
일곱 살 아이에게도 배울 게 참 많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