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매우 어수선한 와중에
EMBA 경영대학원 1학년 1학기를
초반 절반은 온라인 수업으로,
후반은 오프라인 수업으로 참석했는데,
그나마 오프라인 수업도 6-70% 정도의 학생들은
회사의 조치 등으로 학교에 나오질 못해
썰렁한 강의실에서 수업을 들어야했다.
그러면서 각종 시험, 퀴즈에
개인과제, 팀과제는 평상시처럼 주어졌으니
매우 어수선하면서도 정신 없는 한 학기가 아니었나 싶다.
그러면서도 공부하는 건 참 재밌었다.
스무 살 때 들었으면 뭔 소리지 하나도 이해 못할
회사의 전략이나 재무나 회계 관련된 내용들이,
그간 직장 생활하면서 보고 들은 게 있다 보니
그야말로 살아 있는 지식처럼 들렸기 때문이다.
배우자마자 회사 발표에서 바로 써먹은 것도 있고,
옛날 프로젝트를 회상하며 아, 그래서 그렇게
결정된 것이었구나 하며 깨달은 것도 적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수업에도 집중하게 되고
별 것 아닌 숙제나 팀 프로젝트에도 내 생각을
많이 담을 수 있었다.
뻔한 얘기이긴 하지만,
공부에는 때가 있다는 말을 실감한다.
배운 내용을 활용하고 적용할 수 있을 때,
그래서 내가 배운 내용이 쓸데 없는 소리가 아니라
살아 있는 지식임을 깨달을 때
비로서 열과 성을 다해 공부할 수 있게 된다는 거다.
어린 학생들이 그토록 공부하기 싫어하는 것은,
물론 한참 놀 나이에 그러지 못해서이기도 하겠지만
대체 이걸 배워서 어따 써먹을 것인지 전혀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무턱대고 받아먹어야 하기 때문일 테다.
대학원 가기, 좀 늦은 나이라고 생각했지만
오히려 적절한 나이에 잘 간 것 같다.
상기하였듯 정신 없었지만, 뿌듯한 1학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