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택근무 한 지 한 달이 되었고,
경영대학원 수업을 온라인으로 들은 지도 3주째다.
외식이나 회식을 안 한 기간도,
첫째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지 않은 기간도
그 정도 되는 것 같은데,
어느새 이것도 저것도 다 잘 적응해서
어떻게든 '잘' 지내고 있는 편이다.
물론 불편한 게 한 둘이 아니다.
재택근무는 메신저 프로그램을 통해 다른 직원들과
일을 한다고는 하나 일단 모이질 못하니
취소하거나 연기하는 일이 가득 쌓이고 있으며,
온라인 대학원 수업은 편하기는 하나
수업의 질이 떨어지지 않을 수 없다.
어린이집 못 가는 아이를 아침부터 밤까지
계속 돌볼 수 없으니 TV 품에 맡기는 경우도 잦다.
부모나 아이에게 좋을 리 없다.
하지만 그게 불편해서 못 살겠다
때려 치고 뛰쳐나갈 정도는 아니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적어도
집돌이/집순이로 구성된 우리 가족은
이 정도 수준의 격리(?)는 임계치 한도 내라
제법 견딜 만하다 느낄 수준이다.
코로나19로 돌아가신 분도 백 명이 넘었고,
병상에서 신음하는 분도 수백 명이며,
자가격리나 사업의 어려움으로 괴로워하는 분은
셀 수도 없겠지만, 부디 대다수의 이들,
대다수의 가족들에게 지금의 고통이
이처럼 '제법 견딜 만한' 수준으로 지나갔으면 좋겠다.
불편한 게 많았지만 참을 수 있었다.
어려움이 컸지만 다시 이겨낼 수 있었다.
와 같은 성공담, 증언들이 사태가 종식된 후
여기저기서 쏟아져 나왔으면 한다.
괴로워서 삶을 포기하는 분이 없길.
답답해서 폭주하는 분이 없길.
다들, 이겨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