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가 점점 심각해지고 장기화됨에 따라
넷상에서는 점점 더 강도 높은 의견들이 표출되고 있다.
요 며칠은 신천지가 무조건 잘못했다
아니다 중국인 입국을 통제 않은 정부의 잘못이다
와 같은 상반되는 의견이 각을 세우고 있는데,
뭐가 진실이냐는 현재 돌아다니는 정보로는 100% 확신할 수 없고
세상만사가 그렇듯 어떤 결과에 이유가 하나만 존재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
결국 어떤 프레임에서 이 사태를 바라 보냐의 차이가 아닌가 싶다.
스스로를 보수우파, 애국우파라 부르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모든 것이 정부 잘못일 것이고,
진보좌파, 깨시민이라 자신을 지칭하는 사람들이 보기에는 정부는 최선을 다했고
예상치 못한 신천지 사태 때문에 이 지경에 이른 것이다.
각자의 프레임에 따라 현상과 원인을 다르게 파악하는 것이기 때문에
반대편에 선 사람들을 설득하거나 마음을 돌려놓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그저 서로 인터넷에 강하게 의견을 피력함으로써
화도 풀고, 같은 언덕에 선 사람들과의 동질감에 위로를 받는 것이 고작일 것이다.
아직 프레임이란 것을 갖추지 않은 사람들을 설득할 수는 있겠지만
아마 그들은 이 사태의 끝을 본 다음에 나름의 결론을 내릴 것이다.
당장에는 어느 한 쪽을 향할 수는 있겠지만 프레임이 없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 금방 생각이 바뀔 수 있는 것이다.
다 중국인 입국 금지를 안 했기 때문이다라 주장하다가
다음 주에 31번 환자가 사실 중국에서 들어온 내국인 때문에 감염되었다는 게 밝혀진다면,
혹은 본 건은 입국 금지와 상관 없다고 주장하다가
내일 31번 환자가 입국한 중국인 때문에 감염되었다고 확인된다면
결론이 바뀔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물론 프레임이 정해진 사람들, 특히 단단히 굳은 프레임으로
세상을 보는 사람들은 일이 어떻게 되든 그 프레임에 맞게 해석할 것이고
절대 입장을 돌이키지 않을 것이다.
그러니 애써 넷상에서 싸울 필요 없다. 서로 논리를 들이대며
토론할 필요도 없다. 가뜩이나 심란한 시기, 그냥 편하게 살자고.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끼리 어울리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