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넘게 산 집이 겨우 팔리게 되어
새로운 보금자리로 옮길 수 있게 되었다.
6개월 이상 꽤나 여러 동네와 여러 집을 알아본 결과
몇 가지 큰 장점에 기반하여 다음 집을 선택하긴 하였지만,
이사갈 날이 다가올수록 아쉬운 점이 어린 피부에 여드름 나듯 피어오른다.
"회사근처라 좋긴 한데 회사 사람들 자주 마주치는 건 별로네"
"확장 안 된 집인데... 좀 좁은 거 아닐까? 확장 공사할 시간은 없고..."
"층수나 뷰가 참 아쉽네. 좀 더 기다렸다 샀으면 나았으려나?"
"이미 오를 대로 오른 집값인데, 행여 떨어지지는 않으려나?"
하지만 세상에 100%의 답은 없는 법,
어디에도 우리 가족이 모두 완벽하게 만족할만한 집은 없고,
만족도를 무리하게 올리려면 기하급수적으로 돈이 들어감과 동시에
투자 대비 효율은 점점 떨어지게 된다.
3억 집의 만족도가 80% 정도 된다 치면,
30억 집의 만족도는 얼마나 될까.
비싼 만큼 층간소음, 시설, 주차, 이웃, 교통, 공기, 뷰, 출퇴근시간, 자녀교육 등
모든 면에서 100% 만족할 수 있을까?
분면 여전히 부족한 부분도 있을 것이며
거기다 비싼 관리비와 유지비, 비싼 세금, 청소의 어려움,
동네나 이웃 수준을 따라가기 위해 추가로 들어가는 돈 등
또 다른 문제들이 발생할 수도 있을 것이다.
더불어, 좋게 봐서 30억 집의 만족도가 90%에 이른다고 해도,
그 10%의 만족도 증가를 위해 27억을 더 쓰는 건 맞는 것일까.
집뿐만 아니라 세상 만사가 그렇다.
어떤 해답을 선택하든 100%는 나올 수 없다.
소비뿐만 아니라 학업, 진로, 결혼, 육아, 재테크, 노후 준비 등
우리 삶에서 선택하는 모든 것이 마찬가지다.
무리해서 100%를 추구하지 말고,
1%를 올리기 위해 들어가는 돈과 시간을 고려하며
이게 정말 의미 있는 노력인지를 판별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즉, 최대한 작은 노력으로 높은 만족도를 주는 선택을 하되,
이미 한 선택에 대해서는 아쉬워할 필요도 없고,
작은 폭의 만족도 증가를 위해 너무 애쓸 필요도 없다는 것이다.
이런 마음가짐으로 이사를 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