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4개월 좀 넘은 둘째 아이는
졸릴 때 안아주지 않으면
절대 굽히지 않고 앙칼지게 울어젖히는 편이다.
안아주더라도 자기가 편한 자세가 아니면
귀가 아플 정도로, 성대를 긁으면서 울어댄다.
아직 어리지만 버릇을 잡아야 하지 않을까 해서
울게놔둔 적도 많고,
안아줄 때도
애가 그저 적응하길 바란 경우도 많았다.
내가 나이가 있다보니 오래 안고 있다보면
여기저기가 아픈 것도 한 이유이긴 했다.
그러다보니 아이와 내가 둘이 있을 때는
집안이 울음소리로 가득하다.
아이도 고집이 있지만, 나 역시 이 어린 생명을
대상으로 고집을 부렸기 때문이다.
그러던 어제,
여느때처럼 졸리다고 한 시간 이상 칭얼대던 녀석을
밖에 나갈 일이 있어 유모차에 잠시 태웠는데,
엘리베이터 타고 1층에 내려가기 전에 바로
잠들어 두 시간 이상 꿀잠을 자는 거였다
왜 이걸 몰랐을까.
생각해보면 그전에도 이런 경우가 많았지만
흘러념겼다. 사인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애가 좋아하는 것보다
내가 좋아하는 방법을 강요하려고만 하다보니
캐치를 하지 못한 것이다.
상대방 입장에서 상황을 보지 못하고
내가 원하는 것을 강요만 한다면,
그 누가 쉬이 바뀌겠는가.
아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깊이 생각해보지 않은 내 잘못이고,
어리다고 너무 쉽게,
만만하게 생각한 것 또한 내 잘못이다.
둘째 아이임에도
여전히 많이 미흡한 아빠임을
실감하지 않을 수 없다.
아직 멀었다, 정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