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을 정의하는 수많은 공식 중에
기대치가 적어야 더 행복할 수 있다는 말이 있다.
내가 가진 것, 내가 이룬 것이 아무리 크더라도
계속 더 갖고 싶고, 더 이루고 싶어한다면
어찌 행복해질 수 있으랴.
지하 단칸방에 살더라도 만족할 수 있으면 그게 행복이다
이런 뜻인데, 궤변 같으면서도
어느 정도 들어맞는 얘기이기도 하다.
기대감이 크면 클수록 현재 상황에 대한
불만과 실망도 비례해서 커질 수밖에 없고
쉽게 덜 행복하다고 느끼게 되니까 말이다.
이런 관점에서 최근에는
스스로에 대한 기대치를 많이 낮춰보려 노력 중이다.
현재 업무, 재정상태, 가정의 단란함, 건강상태,
이 정도면 충분하지 않느냐
어깨 펴고 뿌듯하게 생각해보는 연습 중이다.
꼭 회사에서 매일 박진감 넘치는 일을 할 필요는 없다.
집에 와서 매일 몇 시간씩 운동과 공부 등 자기계발을 할 필요도 없다.
인생 무언가 큰 걸 이뤄야 할 이유도 없다.
그저 매일매일 닥친 업무 실수 없이 재미있게 하고,
집에 와서 첫째와 노닥거리고 둘째 안아주다 잠들고,
하루하루 건강히 잘 보내면서 조금이라도 더 웃을 일 찾는 것.
그걸로 충분한 거다. 이렇게 생각하고 이렇게 믿으려 한다.
무리해서 더 많은 것을 바라고 그걸 이루기 위해 애쓸수록
오히려 행복은 멀어져 그 빈 칸을 채우려
결국 더 많은 것을 또 바라게 되는,
질펀한 악순환에서 헤어나올 수 없음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아니, 깨닫기는 훨씬 전이나
이제야 고개 끄덕여 인정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난 이대로 충분하다. 정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