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네 역동적인 삶은
우릴 하나의 장소, 환경, 시간에
오래 머물지 못하게끔
종종 다음 ‘인생의 단계’를 제시하여
좋은 말로 유도하고 유혹하기도 하며,
때로는 멱살잡고 끌고 가기도 한다.
짧으면 3년, 길면 6년 안에 학교를 갈아타던
학창시절만큼은 아니더라도
여전히 이러한‘인생 단계’의 변화는
잊을만하면 나를 찾아와
새로운 도전의 경종을 울려댄다.
무슨 얘기인가 하니,
다음 주면 둘째 아이가 나온다.
나이 마흔 넘어 다시 처음부터
육아의 시작이다.
첫째가 태어났을 때에 비해
확연히 안 좋아진 몸 상태와
더 스트레스를 주는 회사일,
그리고 동시에 첫째까지 돌봐야 함을 생각하면
내게는 큰 도전이다.
‘삶의 다음 단계’라 부르기에
부족함이 없는 큰 변화다.
잠은 더 부족해질 것이고
자기 시간은 더 찾기 힘들 것이다.
지출이 많아지는 것은 물론이고,
더 많은 고민에 휩싸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항상 그랬듯이
이 새로운 단계 앞에 선 나는
초조하고 불안한 심정을 금치 못하면서도
왠지 두근거리고, 왠지 설레고,
왠지 기분이 좋다.
고향을 떠나 서울로 진학할 때처럼,
생각지도 못한 유한킴벌리에 입사할 때처럼,
퇴사를 무릅쓰며 해외 근무를 시작할 때처럼,
결혼하고, 집을 구하고,
첫째를 낳아 기를 때처럼 말이다.
이미 새 단계의 문은 열렸다.
그 다음 단계까지는 또 몇 년이 걸릴지 모르겠지만,
힘차게 발걸음 내디뎌 보자.
이 역동적인 삶에
풍덩, 뛰어들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