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개점 16년째를 맞이한 문성닷컴.
소설에 시에 작사에 사진에세이에 영화감상문까지,
그야말로 닥치는 대로 써대던 시절은 오래 전 끝났고,
2주에 한 번 겨우 업데이트하는 게 고작인데다가
글 써도 읽을 사람 없게 된 지도 꽤나 되었다.
2012년 정도까지는 그래도 긴 글도 제법 올렸었는데,
이제는 이런 짧은 글 쓰는 것도 쉽지 않을 정도로
머리도 굳고 손도 굳은지 오래.
사실,
카카오스토리나 개인 블로그 하는 것도
구세대로 여겨지는 시대에,
싸이월드 유행하기도 전부터 시작한
개인 홈페이지를 아직도 붙잡고 있으니
구닥다리라 불려도 할 말 없다.
대체 누구를 위해, 무엇을 위해
도메인, 서버 사용 요금 내고
이렇게 글 쓰고 있냐 묻는다면
딱히 둘러댈 말도 없는 게 솔직한 심정이다.
하지만
지금은 물론이고 이때까지 한 번도
관둬야겠다는 생각은 해본 적 없다.
지금까지 글 쓴 게 아까워서인지,
여기 부어 넣은 시간이 아까워서인지,
아니면 괜한 고집인지는 모르겠지만,
이왕 마음 먹고 시작했고,
잘 해보겠다 다짐했으며,
나름 노력해서 여기까지 왔으니,
이 끝이 어떻게 될지 몰라도
그냥 계속 달려가고픈 생각 밖에 없다.
세상은 계속 빠르게 바뀔 것이고,
좀 있으면 인스타마저도 구시대의 산물로
여겨질 날이 올 것이다.
그런 유행이나 기술의 발전에 연연하지 않고
앞으로도 수십 년 동안 꾸준히 글 올려
언젠가 노년이 된 나에게,
오늘까지 34년째 쓰고 있는 일기와 함께
젊은 나의 선물로 문섬닷컴을 주고 싶다면
너무 유치한 욕심이려나.
상관 없다.
누가 뭐라든 난 이 시뻘건 욕망을 채우기 위해
오늘처럼 이렇게, 자주는 아니더라도 부단히,
계속 문성닷컴 위에서 낡은 푯대를 매만지고자 한다.
핸드폰으로 접속이 된다는걸 확인후엔 업뎃주기에 맞춰 들어와 본다네. 왠지 일기 훔쳐보는 기분이긴 하다만 ㅋ.
대전에 곧 놀러갈꺼라는 약속을 못지키고 있어 송구할 따름이라네. 저 선물받을 노년이 될수있도록 잘지내고 건강하라곳! 살아있어야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