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만 하더라도 매년 시작할 때마다
공부를 하겠다, 운동을 하겠다 같은 거창한 다짐을 하고
적어도 새해 며칠 동안은 열심히 달리곤 했는데
최근 몇 년 간은 새해 계획 자체를 짜지 않고 있다.
정초부터 회사 일에 시달리느라
자기계발은 꿈도 꾸지 못한다는 것을 경험으로 알고 있기 때문이다.
삼십 때 초반이면 몰라, 내 나이쯤 되면
나름 여기저기에서 책임지는 게 많아지다 보니
1월은 쉼 없이 압박 받고 휘둘리고 불려 다니게 된다.
그러니 독서, 운동 같은 호사는 꿈도 못 꾸고
잠이라도 푹 자면 다행인 거다.
올해도 마찬가지. 거의 매일 밤마다 남은 일을 해야 하니
잠은 모자라고, 스트레스성 두통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당연히 음식 관리, 영어 공부 등은 멀어진 지 오래.
설이 지나면 좀 나아지려나. 잘 모르겠다.
이러다보니 오히려 자기계발의 적기는
연초가 아니라 굵직한 업무가 어느 정도 마무리 되는 연말이 아닐까 싶다.
‘새해의 다짐’보다 ‘연말의 다짐’이 더 어울리는 거겠지.
“올 연말에는 반드시 더 좋은 내가 될 거야!!!”
씁쓸히 웃으며 작게 다짐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