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한 해를 돌아보면
뜻대로 일이 되지 않아 답답한 순간도
노력한 대로 결과가 나오지 않아 낙심할 때도 많았고
사람에 치여 일에 치여 너덜너덜해지기도 했으며
좌절과 번민, 고뇌와 걱정, 불안과 후회가
추운 날 옷가지 겹겹이 껴입은 것처럼
나를 꽉 잡고 둘러싸 한시도 놔주지 않고
이리저리 흔들어댔지만,
삼백 육십 오일을 온전히 살아낸 오늘
2018년을 한 마디로 평해보라면
‘감사합니다’ 밖에는 없는 것 같다.
부정적이고 암울한 성격상
항상 일을 안 좋게 보고
걱정을 사서 하는 나이지만
오늘만큼은
‘감사합니다’ 밖에는 달리 할 말이 없다.
이유를 대기도 어렵고
사례를 들먹이기도 어렵고
숫자로 된 증빙을 제시하기도 어렵지만
그저 모든 일에 감사할 따름이다.
연말 시상식에서 트로피와 꽃다발을 끌어안고
소감을 말할만한 인생도 아니지만
누구 하나 관심 가질 만한 삶도 아니지만
텅 빈 객석을 향해 꾸벅 머리를 조아린 후
읊조려 본다.
감사합니다.
내년에도 열심히 살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