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1에 이어 프로듀스48 거의 모든 편을 다 봤다.
물론 시즌2는 손도 대지 않았다. 화장한 십대 남자애들이 카메라 보고 윙크해대는
프로그램을 어떻게 맨 정신으로 본단 말인가?
하여간 프로듀스48은 여러 논란 끝에 한국연습생 9명과 일본연습생 3명을
최종 데뷔 멤버로 선정하며 막을 내렸는데
괜찮은 멤버 위주로 잘 짜였다는 여론이 많지만, 좀 아쉽기도 하다.
꼭 좀 되었으면 하는 사람이 떨어졌고 쟤는 좀 아니지 않나 하는 사람이 붙었기 때문이다.
특히 외모는 분명 감탄할 정도로 예쁘나 단지 그뿐, 가수로서 기본이 전혀 되어 있지 않고,
열정도 간절함도 그다지 느껴지지 않는 연습생들이 모든 면에서 더 우수하거나,
더 간절한 경쟁자들을 수월하게 물리쳐 데뷔라는 성공을 거머쥐게 되었다는 점이 적잖이 불만이다.
가수, 특히 아이돌 걸그룹으로서 외모는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적어도 어느 정도 춤을 잘 춘다거나
노래나 랩을 잘한다거나 하는 가수의 기본은 지켜줘야 하지 않나.
그냥 예쁘기만 한 거라면 차라리 연기자나 모델을 하는 게 맞지 왜 이런 경쟁에 뛰어들어
훨씬 더 재능 있고, 준비가 되어 있고, 이거 아니면 끝이라는 심정으로 달려드는
‘상대적으로 덜 예쁜’ 경쟁자의 기회를 뺐냐는 거다.
어찌 보면 이런 결과가 우리 사회의 축소판이라는 생각도 든다.
타고난 미모, 타고난 재력이 후천적인 노력을 압도하는 세상 아닌가.
간절하다고 노력한다고 되는 세상이 아니지 않는가.
프로듀스48이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는 세상 자체가 불공정한 게 문제다.
열심히 노력했으되 타고난 격차를 극복하지 못하고 떨어진 연습생을
안쓰러워하지만 사실 우리 스스로가
더 크고 더 중요한 무대에서 떨어진 더 불쌍한 연습생일지도 모른다.
정작 더 위로가 필요한 것은 우리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