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부터 나름 애써가며 준비한 개인 프로젝트가 하나 있었는데
나름 외부 전문가의 도움도 받아가며 이래저래 애를 써봤고
관련 계획도 정말 수십 번 업데이트해가며 공을 들였는데 결국 잘 되지 않았다.
아직 완전히 끝난 일은 아니지만 지금까지의 경과를 보면
분명 계획대로 되지 않고 실패한 것과 다름 아닌데, 사실 이런 게 한둘이 아니다
왜인지는 몰라도 중고등학생 때부터 계획 잡는 걸 좋아했고,
지금도 수시로 연간 계획, 월간 계획, 주간 계획, 주말 계획 같은 것 만들고 고쳐가며
어떻게든 탄탄한 계획에 따라 살려고 노력하는 편인데,
돌아보면 생각처럼 된 건 별로 없는 것 같다.
주위 상황이 내 뜻대로 되지 않아 계획이 효과를 발휘하지 못한 경우도 많았고,
내 스스로가 계획대로 제대로 해내지 못한 경우 또한 많았다.
생각지 못한 변수 때문에 계획 자체가 어그러진 적도 무수했던 것 같고.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내 인생이 지금까지 줄창 실패만 하면서
엉망진창이 된 건 절대 아니고, 오히려 그럭저럭 잘 풀렸다 해도 과언이 아닌데,
단기적으로는 실패였지만 장기적으로는 성공이나 다름 없이 좋아진 건도 있었고,
계획대로 되지 않았기 때문에 오히려 잘된 경우도 많았으며,
생각지도 못한 기회가 갑자기 찾아와 일이 잘 풀린 경우도 많았기 때문이지 싶다.
이러다 보니 이번처럼 계획대로 잘 되지 않고 실패하더라도
실망하고 좌절하기보다는 길게 보자 하는 생각이 드는 거다.
되레 이게 잘 된 일이고, 더 좋은 결과로 돌아올 수도 있을 거라는 기대까지 든다.
계획한 대로 다 되는 게 인생이 아니니까 말이다. 성경에도 나와 있지 않은가.
“사람이 마음으로 자기의 길을 계획할지라도 그의 걸음을 인도하시는 이는 여호와시니라”
하지만 이런 생각에도 불구하고 또 다시 다음 계획을 만들고 있는 건
그냥 계획이란 게 없으면 불안한 '계획중독증'에 걸려서 그런가 보다.
(하물며 지금 이 글도 주말 계획에 따라 적은 것이다)
그래도 계획 때문에 인생 나빠지진 않으니, 이대로 그대로 살아도 되지 않을까.
계획대로 다 되면 그게 인생이냐, 투덜거리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