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어마어마하게 더워지면서 전반적인 삶의 효율도 크게 떨어졌다.
의욕도 없고 집중력도 떨어지며 짜증만 늘어난다.
한 자리에 오래 앉아 있기가 쉽지가 않다.
동남아에 있을 때는 그래도 어딜 가든 추울 정도로 에어컨을 세게 틀어놓기에
야외에서 할 일이 없는 나로서는 전혀 불편할 게 없었는데,
한국은 회사나 집 모두 만족스러울 정도로 시원하지는 않다.
회사는 비용 절감 때문에 조심스레 관리하는 것일 테고
집에서는 아이가 있기 때문에 서늘할 정도로 에어콘을 틀어놓을 수 없다.
이러니 일을 하든 공부를 하든 어떻게든 정신력으로 버티면서
동일한 시간에 동일한 분량을 소화를 해내야 하는데,
기실 정신력이라는 것이 체력과 비례하는 것이기에
(몸 컨디션이 좋으면 집중이 잘 되고 인내력을 잘 발휘할 수 있지만
아프거나 피곤하면 도저히 그리 할 수 없는 것처럼 말이다)
결국 답은 체력 증진 밖에 없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이 더운 날에 온갖 유혹을 이겨내고 체력을 키우려면
그 역시 강력한 의지, 동기부여, 열정이 있어야 한다.
그런 정신력을 갖추려면? 아뿔싸. 체력을 키워야 하는구나.
더운 날 정신력을 강하게 하려면 체력이 필요하고,
그 체력을 키우려면 정신력이 필요하고,
그 정신력을 키우려면 체력이 필요하고...
답 없는 도돌이표, 한심한 악순환이 아닐 수 없다.
이 악순환에 깊이 빠져
체력도 좋지 않고 정신력마저 나약한 나는
수렁에서 허우적거리면서
체력이 필요해! 정신력이 필요해!
외치고만 있을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