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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국가대표 축구팀의 팬이자 K리그(전북현대) 팬으로서,

 

월드컵 기간 중 국가대표 감독과 선수들을 향해 쏟아지는 비난의 향연은 참 보기 괴롭다.

 

 

우리 프로축구 K리그에 평균 관중 1만 명을 넘는 팀은 거의 없다.

 

2-3만은 기본이고 5만이 넘는 팀도 있는 중국보다 한참은 아래다.

 

천 명 대로 들어오는 경기도 많다. 잘 지어놓은 경기장이 무색할 정도다.

 

 

재미가 없어서 안 간다고들 하나,

 

어쨌거나 사람들이 이토록 축구장을 찾지 않으니

 

구단이나 스폰서들은 투자를 할 필요를 찾지 못하고,

 

투자를 하지 않으니 뛰어난 외국인 선수들이 한국에 올 일 없고,

 

국내의 공 좀 찬다 싶은 선수들도 중국/일본/중동 리그로 가버리니

 

리그의 경쟁력은 더 떨어지고 있다. 사람들은 더욱 더 축구장에 오질 않고,

 

당장의 팀 운영이 잘 안 되니 당연히 유소년 투자도 축소될 수밖에 없는 상황.

 

 

이런 환경 속에서 어떻게든 월드컵 본선 9회 연속 진출하고

 

손흥민 같은 선수들 배출한 것은 그야말로 신기한 일이다. 당연한 게 아니라고.

 

더불어, 점점 쪼그라드는 리그에서 어떻게든 짜내고 짜내어 팀을 꾸렸다가

 

주전들의 줄 부상으로 1.5군에 가까운 멤버들로 나간 월드컵에서

 

두 번 연달아 지긴 했으나 강팀들과 이 정도로 붙어준 것만으로

 

축구팬으로서 그저 대견할 뿐이다.

 

 

여론과 언론은 신태용 감독을 돌태용이라 욕하고

 

장현수, 김민우에게 차마 입에 담지 못할 욕을 퍼붓고 있지만

 

사실 이게 현재 우리 축구의 수준인 거다.

 

장현수 대신 다른 사람 넣어봤자 어마어마한 차이 없으며

 

김민우는 김진수, 박주호 다음으로 왼쪽 윙백을 가장 잘 보는 선수다.

 

장현수 대신 오반석을, 김민우 대신 홍철을 넣었다 한들

 

운 좋게 그들보다 실수를 안 했을 수도 있지만

 

운이 나빴다면 더 많이 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열매를 보려면 씨를 뿌리고 물을 주고 갖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2-3천 명의 평균 관중 들어오는 인기 없는 리그에 명장 감독 하나 갖다 놓는다고

 

월드컵 16강/8강이 매번 나오진 않는다.

 

 

4년 뒤, 좀 더 나은 결과를 얻고자 한다면 그들 말대로

 

적폐 세력 축협 수뇌부를 갈아치우고

 

돌태용 대신 히딩크를 감독으로 데려오는 것도 어느 정도 도움은 되겠지만

 

무엇보다 우리 축구 기반이 단단해지도록

 

재미 없고 썰렁해도 K리그 보고 힘을 실어주는 노력을 해야 한다.

 

그것마저 안 하면서, 어찌 4년마다 통쾌한 승리를 바란단 말인가.

 

 

이번 월드컵의 실패에는 우리 모두의 책임도 분명히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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