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넘게 참 많이도 웃게 했던 무한도전이 막을 내렸다.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갑자기 종영을 선언하더니,
저게 맞나 싶을 정도로 조용하고 담담히 막을 내렸다.
매주마다 파일로 다운 받아 소장할 정도로 즐겼던 때도 있었지만
최근 몇 년간은 확연히 떨어진 재미에 그다지 열심히 챙겨보지 않았었는데,
그래도 막상 이렇게 안녕이라고 하니 섭섭한 마음 가득하다.
생각해 보니 무한도전이라는 프로그램 자체에 대한 아쉬움도 있겠지만,
그 못지 않게 내 젊은 날 좋아했던 것들 중 하나가 또 이렇게 사라져간다는 것이 서글픈 것 같다.
앞으로 이보다 더 재미있고 좋은 프로그램을 만나지 못할 거라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저 내 시간과 추억이 잔뜩 묻어있는 소중한 무언가를,
바쁜 일상 중에 한참 잊고 있다가도 가끔씩 돌아보면 매주 같은 시간에 어김없이
그 자리에 서 있던 무언가를 다시 못 만다는 것이 슬픈 것이다.
나이가 드니 새롭게 만나는 것보다
이렇게 떠나 보내는 것이 점점 더 많아지는 것 같다.
김광석의 노래처럼, 정말 매일 이별하며 살고 있구나, 하는 것을
서른 즈음이 아닌 마흔 즈음에 새삼스레 실감하게 된다.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이 내가 좋아하고 아끼고 사랑하는 것은 떠나 보내게 될까.
괜히 착잡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