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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사람에 대한 판단은 천천히

문★성 2018.02.25 19:36 조회 수 : 13

평창 동계올림픽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팀추월 종목에서 동료인 노선영 선수를 왕따시키고

싸가지 없는 인터뷰를 한 김보름 선수를 비난하는 여론이 거세다.

 

여자 매스스타트 종목에서 은메달을 따내기는 했으나

치욕스러운 메달이라던가, 반납을 해야 한다거나 하는 목소리도 있고,

김보름을 두둔하는 사람들에게 서슴없이 빙상연맹 알바라는 손가락질까지 나오는 판이다.

(물론 알바가 있을 수는 있겠지만)

 

하지만 난 조금은 더 지켜봤으면 하는 생각이다.

젊고 혈기 왕성할 때야 이런 일 터지면 내 일인양 씩씩거리고 분노하였고

나라 다 뒤집어야 할 것 마냥 소리를 내곤 했으나

 

나이가 들어서인지, 성숙해서인지, 아니면 많이 데여서인지

사람을 판단하는 것은 섣불러서는 안 된다는 믿음이 생겼고,

덕분에 이런 일에도 급히 욱하지 않고 기다릴 수 있게 되었다.

최근 인터넷 여론이 못매를 때리다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진 케이스가

더러 있었다는 것도 한몫 한 것 같다.

 

물론 김보름이 잘못하지 않았더거나, 은메달 땄으니 덮어주자는 소리는 아니다.

팀추월 경기에서의 그 사건과, 그 이후 피식거리며 하던 인터뷰 하나로 사람을

너무 쉽게, 혹은 너무 극단적으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김보름의 태도에 문제가 있었음을 지적하는 것까지는 좋다.

하지만 거기서 '악녀'라던가 '인간말종'이라던가 '국가대표 퇴출'까지 나가는 것은

조금 더 뒷받침해줄 정보가 확보된 다음이어야 하지 않을까.

가능성은 작겠지만 이러다가 만약 우리가 지금 보고 듣지 못하고 있는

전혀 다른 사실이 드러날 수도 있지 않겠는가.

 

업무에 있어서의 의사 결정은 빨라야 한다. 그래야 기회를 놓치지 않고

경쟁사를 앞지르거나 큰 문제를 예방할 수 있으니까.

하지만 사람에 있어서는 조금은 신중할 필요도 있다. 

하나의 행동, 하나의 말로 극단까지 치닫지 말고

차분히 정보를 모으고, 정보가 모이지 않으면 조금 더 기다렸다가 판단해도 늦지 않다.

살아 보니 사람에 대한 판딘이 그리 시급을 요하는 경우는 많지 않았었다.

 

그러고 보니, 성질 급하기로 어릴 때부터 지적 많이 받았던 나인데,

어느새 템포 조절이 가능하게 되었구나. 신기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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