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에 코스트코를 갔다가, 난데 없이 흘러나오는 캐롤 음악에
처음에는 어색해하다가, 곧 익숙해지고는, 이내 벌써 연말이 왔구나 하는
복잡한 기분에 잠겨 캐롤을 읊조리고 있는 대형 오르골 앞에서 한참을 서 있었다.
어느새 11월이다. 다음 달이면 2018년도 끝이다.
돌아보면 개인적으로 매우 안 좋은 사건도 있었고
몸도 마음도 뻐근할 정도로 많이 상했기에
그리 만족스러운 한 해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온 가족 크게 아픈 데 없이 잘 지내고 있고,
아들 때문에 많이 웃고 즐거워했던 기억에
여전히 감사할 것 많은 한 해가 아니었나 싶다.
하지만 여전히 이런저런 고민이 많은 것은 사실.
내년이면 나이의 앞 숫자가 십 년 만에 바뀌는
나름 크다면 클 인생의 변곡점 앞에서
나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할 것인가.
어떤 결정을 하고, 어떤 대가를, 어떻게 감내할 것인가.
고요한 밤 거룩한 밤이 흘러나오는 오르골 앞에서
마른 입술을 깨물고 있는 내 모습은 캐롤과는 거리가 먼 고민들로
캐롤과는 거리가 먼 표정이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