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몸이 매우 안 좋아졌다.
작년에는 전신에 90개가 넘는 빨간 종기 같은 것이 창궐하여
폭격으로 쑥대밭이 된 전장 마냥 몸이 황폐해졌으며
얼마 전에는 귀 안 압력이 비정상적으로 올라가
이대로 비명에 가는 건 아닌가 하는 아찔함을 경험하기도 했다.
지난주에는 몸살을 하루 앓았었는데, 하루 이틀 쉬면 나을 몸살이
이상한 바이러스를 모시고 와 목 주위를 완전히 헐게 만들어 버려
지금 며칠 째 물도 제대로 못 삼키고 연일 항생제를 몸에 들이붓고 있는 상황이다.
이 세 가지 경우 모두 병원에서 말하는 근본원인이 동일하다
면역력이 약해졌다는 거다.
면역작용이 잘 안 되니까 모낭에 염증이 생겨도 잘 잡히지 않아
온 몸으로 퍼져 가는 거고, 귀에도 이상이 생기는 거고,
바이러스가 자기 주장을 강하게 펼치기도 한다는 것이다.
무언가 몸에 나쁜 것이 들어왔을 때 이를 억제하고 짓누르고 물리치는 힘이
약해져 있다는 거는, 치안을 유지 못하여 여기저기서 산발하는 도적, 반란 등을
초기에 진압하지 못해 결국 무너져 버리는 나라와 다름이 없다.
큰 일을 잘 대체하기는커녕, 작은 일 하나 잘 제압하지 못하는 몸과 나라가
오래도록 건승할 리가 없음은 분명한 노릇.
음식이 되었든, 스트레스 관리가 되었든, 운동이 되었든
서둘러 무언가를 시작할 시기다. 이대로 가면 4차, 5차 질병은
점점 더 이상하고 무서운 놈이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