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십 때처럼 치기 어리지도 않고 다양한 일을 겪으며 경험도 많이 쌓였고
아직 어느 정도 체력도 열정도 있는 편이니
삼십 대야 말로 정말 한참 일하기 좋을 때가 아닌가 싶다.
문제는, 그 못지 않게 한참 놀기 좋을 때이기도 하다는 것.
놀고 싶어도 돈이 없는 이십 대도 아니고,
몸이 받쳐주지 않는 사십 대나 만사가 귀찮은 오십 대도 아니잖은가.
여행을 가든, 취미생활을 하든, 쇼핑을 하든
지금보다 더 놀기 좋을 때는 전후로 없으리라 생각한다.
인생이 슬픈 이유는 참으로 많지만 그 중 하나는 분명
가장 일하기 좋은 시기와 가장 놀기 좋은 시기가
동시에 온다는 것이리라. 그리고 더 슬픈 점은,
많은 사람들은 둘 사이를 어중간하게 오가다가 결국
그 시기를 만족스럽지 않게 넘기고 만다는 것.
내게도 이제 몇 년 채 남지 않은 이 시기.
어떻게 해야 십 년 뒤에 이십 년 뒤에 지금을 기분좋게 회상할 수 있을까.
어찌보면 지금은 고민하기도 참 좋은 시기가 아닌가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