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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6.21 09:53

[2009] 블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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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시작부분,
화면을 가득히 채우며 등장하는 것은 전지현의 강렬한 눈빛이다.
주먹만한 얼굴에 그다지 어울리지 않는듯한 그녀의 찢어진 눈매는
바라보는 대상을 찢어발길 듯한 강렬함을 내비치며 초반 영화 분위기를 잡아나간다.


(눈 튀어나올 것 같다)

하지만 그 눈이 주는 강렬함은 몇 분 채 가지 않는다.
자기의 것이 아닌 남의 것을 빌려온 듯한 작위성이,
얼굴 전체에 무리하게 힘을 주어 유지하고 있음이 느껴지는 억지스러움이 금방 전해지기 때문이다.

의혹은 얼마 가지 않아 바로 증명된다.
이후 이어지는 격렬한 격투신에서 기합을 넣고 비명을 지르고
고통에 신음을 내뱉는 그녀의 눈빛은 어느새 CF에서나 자주 보던
여성스럽고 애처로운 눈빛으로 돌연 변해있기 때문이다.
고독한 여전사의 인간적인 면이 강조되어야 할 장면도 분명 아니었는데 말이다.
눈은 도통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어쩔 수 없다. 

 

(초반 카리스마는 온데간데 없다)

어울리지 않는 캐스팅이라는 것은 이처럼 눈빛에서부터 드러난다.
물론 그녀는 헐리우드 어느 영화에서도 빠지지 않을 정도로 정말 예쁘고,
영어발음도 같이 출연한 일본배우에 비하면 월등히 나은 편이다.
하지만 세라복을 입기에는 지나치게 큰 키,
자연스럽게 우러나오는 강렬함을 찾을 수 없는 얼굴,
그리고 비영어권 배우로서의 한계이겠지만 너무도 짧은 영어 대사와
그 때문인지 끝까지 채워지지 않는 듯한 연기력으로 인해,
굳이 전지현이 아니어도 되겠다는 생각을 하게끔 한다. 

그녀의 도전자체는 인정한다.
영어로 연기를 하고, 외국 스태프들과 일을 한다는게 어디 쉬웠겠는가.
슬슬 인기가 저물어가고 있는 여배우로서의 위기의 나이에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는 것이 마음 편한 일 일리 만무하지 않은가.
하지만 그런 마음 자세와는 별개로 그녀는
아직 어떤 배역이라도 자기 것으로 만들 수 있는 연기력을 가진 배우는 아닌 것 같다.
좋은 배역을 맡으면 얼마든지 빛이 날 수 있는 배우이긴 하나
그녀에게‘천의 얼굴을 가진 배우’라는 수식어를 붙일 용기는 감히 생기지 않는다.


(그녀는 이런 예쁜 이미지에 너무 갇혀있다)

문제는 앞으로다.
이 영화를 통해 할리우드에서 그녀의 가능성을 봤다면,
그리고 그녀에게 어울리는 배역을 찾아냈다면
그녀는 몇 번의 영화를 통해 나름 세계적인 배우로 성장할 수도 있겠지만,
내가 느낀 그 한계를 할리우드에서도 똑같이 느꼈다면
아마 더 이상의 기회는 주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개인적으로는 그녀가 루시 리우를 능가하는 배우로 자리잡아서,
동양 여자가 눈 쭉 찢어지고 광대뼈 튀어나온 게 전부가 아님을
전 세계가 알게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지만,
그러려면 적어도 루시 리우 만큼의 연기력을 가지는 것이 우선시 되어야 할 일이다.


(영화의 원작인 ‘블러드 더 뱀파이어’: 애초에 사람이 따라 할 눈빛이 아니구만)

<별점 ★☆☆☆☆☆☆>

Message to Life:
블러드는 분명한 히어로 타입의 영환데, 히어로와 관객과의 거리가 꽤나 멀다.
‘우리의 영웅’이 아니라 ‘니들의 영웅’으로 느껴질 뿐.
이 영화는 전지현이 아니라 앤 헤서웨이가 주인공을 맡았어도 망했을 영화다.

(6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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