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미쓰홍당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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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이상한 영화다.
만화로 치자면 이나중 탁구부에 필적할 만하다.
스토리도 이상하고 인물들은 괴상하며 인물들과의 관계도 별스럽다.
뭐 이런 영화가 다 있냐는 생각이 들 정도다.
(웬만하면 보지 않기를 권한다: 이나중 탁구부)
보통 평범하지 않은 사람들을 보고
4차원이니 5차원이니 하는 말들을 많이 하는데 이 영화야 말로 4차원 영화다.
제목과 포스터만 보고 ‘얼굴이 잘 빨개지는 이십 대 후반 여성이
사회의 모진 시선에도 불구하고 꿋꿋하게 일어서는 장렬한 스토리’로 생각했던 나는
시작 5분만에 멍해지고 10분만에 털썩 주저앉았으며 30분에 완전히 무너졌다. ‘대체 이 영화 뭐냐’.
그리고 후반부 모니터를 향해 박수를 치고 있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브라보. 한국에서도 이런 영화가 나오는구나.
(초반부터 황당함이 몰아친다)
하지만 사람에 따라 평가가 극을 달릴 영화임에 분명하다.
영화에 대해, 혹은 인생에 대해 보수적인 시각을 갖고 있는 분이라면
보다가 패대기 치고 싶을 것이다.
우리가 흔히 아는 영화들이 가진 상식과 포맷을 완전히 무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략의 상황을 말해 보자면, 불륜과 사랑은 동일어로 다뤄지고 있는데
그게 또 아주 자연스럽게 강변이 되며,
중학교 선생님은 학생을 꼬드겨 사기를 치고,
학생은 선생님을 보고 쌍욕을 해대며,
왕따 선생님과 왕따 학생이 손을 잡았다가 같이 왕따 당하기도 하는 등
인물과 상황 설정이 보수적인 한국문화에는 통렬할 만큼 색다르게 다가온다.
주인공들뿐만이 아니다. 바람 피다 딱 걸린 남편을 앞에 두고
청문회를 펼치는 사모님과 이쁘장하게 생긴 변태 여선생님 역시
쌍돛대로 영화에 바람을 실어다준다.
즉, 한 두 명의 인물이 특이한 영화가 아니라
영화가 배경삼고 있는 사회 자체가 특이하게,
좀 세게 말하자면 ‘맛이 간 상태’로 설정이 되어 있는 것이다.
(등장인물들의 언행은 비상식으로 이해할 수밖에 없다)
이런 영화를 앞에다 두고 문성닷컴에서 즐겨 다루는
심각한 담론과 의식은 끼어들 여지조차 없다.
주제가 뭔지 잡히지도 않는 이 영화를 보고 무슨 첨언을 할 수 있단 말인가. 그저 유쾌하게 볼 수 있었다는데 만족할 뿐이다.
그러고 보니 요즘엔 만화와 영화의 경계가 갈수록 무너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예전에는 영화와 만화는 완전히 다른 주제와 다른 형식, 다른 대상층을 가진
다른 예술 장르였는데 지금은 표현의 기술만 다를 뿐
어떤 영화는 만화처럼 어떤 만화는 영화처럼 자리잡는 것을 볼 수 있다.
예술이란 원래 벽과 경계를 무너뜨리는 것 아니겠는가?
이런 현상에 반가움을 표하며,
미쓰 홍당무 못잖은 4차원 영화가 많이 등장해주길 바래본다.
<별점: ★★★★☆☆☆>
Message to Life:
앞에서는 말도 안 되는 4차원이라고 말했지만,
사실 우리 사회가 점차 이런 모습을 띠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불륜은 일종의 코드가 되고 있고
선생님들은 권위를 깡그리 상실하고 있으며
가정은 파탄이 나다 못해 가루가 되어가는 현실 말이다.
미쓰홍당무는 이런 삶의 현실을 살짝 비꼬아준 영화인지도 모른다.
<6월 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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