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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5.17 08:43

[2009] 인사동 스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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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든 영화든, 심지어 프로레슬링에서도 빠지지 않는 것이

선과 악의 대립이라는 개념이다.

우리는 나이가 들면 들수록 제법 탄탄한 사회적 가면을 쓰기 마련이므로

진정한 자신이 잘 드러나지 않으며,

또한 복잡다단한 인간이라는 개별존재를

흑백양단으로 재단하기엔 무리한 시도겠으나

이런 개념이 없으면 이른바 ‘드라마틱’한 효과가 잘 나타나지 않는 관계로

많은 드라마와 영화에서는 악역과 선역을 필수요소로 취급하고 있는 실정이다.         

 

오늘 얘기해보고자 하는 인사동 스캔들은 ‘미술작품의 복원’이라는

특이한 소재로 인해 주목받고 있는 영화이긴 한데

여기에서는 어디까지나 이 ‘선과 악의 대결’이라는 주제에

초점을 맞춰서 살펴보도록 하겠다.

 

이 영화의 악역은 누가 뭐라 해도 엄정화다.

초반엔 김래원 패거리나 임하룡도 살짝 악역처럼 보이긴 하는데

차츰 정의의 사도인 것이 드러나고

모든 악의 멍에는 엄정화 혼자에게 뒤집어 씌워진다.

나라의 보물을 팔아먹고 선량한 사람들을 괴롭히며

도와준 사람들의 뒷통수를 치고 협박과 폭력을 일삼는

악녀 역할을 맡은 것이다. (화장이나 옷차림은 사실 '천박'에 가까왔다)

하지만 그녀의 모습은 팜므파탈이라 불리기엔 한참은 모자라다.

나름 카리스마 있는 옷차림과 말투를 보여주긴 하나

그것 말고는 어느 것 하나 확 내세울만한 것이 없다.

돈이 많다고 하지만 그 돈의 힘을 제대로 활용도 못해보고 있으며

보디가드는 고작 한 명인데 그 마저도 없어지니까

초등학교 3학년 여자아이 정도로 무력해져 버렸다.

게다가 사람을 전혀 의심하지 않고 덥썩 믿어버리는데다가

김래원의 협박에 아주 고분고분 잘 따르는 모습은 순진, 그 자체였다. (톰과 제리의 톰을 보는 듯 했다)

 

악역은 그래선 안 된다. 마치 삼국지의 조조처럼

‘와, 저 사람 정말 악하구나’와 ‘와, 저 사람을 이기기는 정말 힘들겠다’는

생각을 동시에 갖게끔 해야 한다.

그리함으로써 주인공을 코너까지 몰고 가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침을 꿀꺽 삼키게 해야 하며

잔인하고 살벌한 행동을 서슴지 않고 함으로써

모두를 두려움에 벌벌 떨게 해야 한다.

 

때문에 내가 영화 속 엄정화라면, 아마 다르게 행동할 것이다.

일단 보디가드 수를 네다섯 명으로 확장할 것이다.

그리고 그들이 모두 쓰러진다 할지라도

남자 한 두 명은 거뜬히 제압할 수 있을 정도의 무술을 배워둔다거나

권총 국가대표 정도의 실력을 갖추어 두도록

평소에 연습을 거듭할 것이다.

코너에 몰린 순간 '빵' 한 방으로 전세를 역전시킬 수 있게 말이다.

악역으로서의 ‘힘’을 강화시키는 것이다.

 

그러면서 머리가 되는 참모진을 여러 명 세울 것이다.

주인공의 계략과 전략을 능가하는 전략가들을 배치하여

여러 함정들을 아슬아슬하게 잘 넘기게끔 할 것이며,

오히려 주인공의 생각을 역으로 찔러 허를 찌르기도 할 것이다.

이 과정에서 주인공의 절친 두 세명을 사살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이로써 악역은 ‘지혜’를 갖추게 된다.

 

그리고 나서 갖춰야 할 것이 제대로 된 ‘권력’이다.

모든 잘못이 명백히 드러났음에도 불구하고

무죄로 석방될 만큼 권력과의 밀착을 훨씬 더 강화하는 것이다.

막판에 그녀를 전혀 도와주지 못하는 멍청한 국회의원은

하고 많은 권력 중에 그 국회의원을 선택한 엄정화가

멍청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카리스마 있는 악역은 카리스마 있는 악역과 손을 잡으면서

상부상조, 몇 배 더 강화된 '악'을 발휘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자, 요 정도만 되어도 제법 괜찮은 싸움이 되지 않으려나?

인사동 스캔들은 앞서 말했든 색다른 소재를 채택한 것은 좋았으되

김래원과 엄정화의 선악 대결이 너무 일방적이라

머리싸움으로서의 재미는 확연히 떨어진 것이 단점이다.

엄정화가 엑스맨의 매그니토, 다크나이트의 조커 정도로만

등장해줬어도 영화는 긴장감이 넘치고 완성도도

그만큼 올라갔을 것이다.

어쨌거나 영화가 소재로만 승부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니겠는가.

 

Message to Life:

아. 물론 악역인생 살겠다는 거 아니다.

이왕 악역할 거면 제대로 하겠다는 소리니 오해하지 마시라.

 

(2009년 5월 17일)

 

<별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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