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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3.21 04:11

[2009] 내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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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사랑러브 액추얼리’ 와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이하 내가아일’)’ 이후 오래간만에 만난 옴니버스식 영화이다. 앞의 두 영화를 워낙 즐겁게 보았기에 포스터만 봐도 이 영화들을 빼다 박은 것이 분명한 내 사랑에 거는 기대는 컸고 개봉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영화관을 찾아가기도 했었다.

 

 

 

여기서 찾아가기도 했었다라는 표현을 쓰는 이유는 짐작 가실 것이다. 찾아갔는데 보지 못했다는 뜻이다. 벌써 막 내린 영화관이 대부분이었고 그나마 볼 수 있는 곳에서도 하루에 고작 한 두 번 정도의 부분상영으로 축소되어 있는지라 도저히 시간을 맞출 수가 없었다. 예상 외로 너무 인기가 없었던 탓이리라. 예상 외의 흥행부진, 이유는 영화를 보니 단박에 알아차릴 수 있었다.

 

***** 알았다!

 

옴니버스 영화는 여러 개의 이야기를 동시에 다루고 있다. 한 방이 아니라 여러 방을 갈겨대는 식이다. 쉽게 생각해보자면 여러 이야기 중 한 둘만 재밌고 대박 터져도 본전은 건질 수 있을 것도 같다. 하지만 영화라는 게 어디 그리 만만하던가? 드라마와는 달리 돈을 내고, 따로 시간을 잡아서 보는 것이 영화다. 그런 식으로 대충 들이댔다가는 관객들로부터 몰매 맞기 십상이다. , 여러 이야기 중 어느 특정 이야기가 의도적으로, 혹은 제작진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부각될 수는 있을지언정 다른 이야기들이 그보다 심하게 뒤쳐져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전반적인 균형이 중요하다는 말이렷다.

 

그 균형을 잡아주는 것이, 각각의 이야기들의 개성을 유지하면서도 영화 전체의 통일감을 유지시켜주는 것이 바로 주제의식이다. 다 따로 놀고 있는 것 같이 보이면서도 하나하나의 이야기들은 하나의 주제에 발을 담그고 있어야 하며 이 허브를 통해 다른 이야기들과 유기적으로 연결되어야 하는 것이다. 크리스마스라는 큰 틀 안에 모든 이야기를 담고 있는 러브 액츄얼리가 좋은 예이며, ‘내가아일은 이보다는 좀 약하지만 일주일 동안 일어난, 각종 한계에 부딪치는 사랑이야기들이라는 분명한 주제를 함축하고 있다.

 

하지만 내 사랑은 어떤가? 네 가지 사랑이야기를 묶어줄 수 있는 것은 개기일식이라는 소재 하나뿐이며 이마저도 없어도 아무 상관없을 정도로 그 영향력이 미비하다. 제목을 너무도 포괄적인 내 사랑이라고 밖에 지을 수 없었던 것만 봐도 알 수 있지 않은가. 덕분에 영화는 전반적인 밀도를 잃고 있다.

 

게다가 더 큰 문제는 네 개의 이야기가 모두 약하다는 것이다. 팀 조직력도 약한데 개인기량도 떨어지는 축구팀 같다고나 할까.

 

이런 식의 감상문은 오래간만인데, 하나씩 까보자면 아래와 같다.

 

1.     최강희&감우성 스토리

최강희는 달콤, 살벌한 연인의 공감가는 4차원이 아니라 머리의 나사가 열두 개쯤 풀린 오버하는 4차원으로 등장한다. 지하철에서 돗자리 깔아놓고 도시락을 까먹지 않나 지하철 선반 위에 사람을 올려놓지 않나……. ‘쟤 왜 저래?’라는 생각이 들게끔 만드는데 감정이입이 될 리 없다.

 

2.     이연희&정일우 스토리

이연희의 매력과 둘 사이의 풋풋한 감정으로 제법 괜찮게 분위기가 잡힌다 싶더니 정일우의 옛사랑이 등장하면서부터 이야기는 뻔한 해피엔딩식 짝사랑 이야기로 전입해버린다. 이 두 사람 스토리엔 아예 장애물을 주지 않는 것이 순도를 해치지 않아 좋았을 것이다.

 

3.     프리허그 스토리

한 때 반짝했던 이슈, 그것도 이 영화를 보는 젊은층이라면 모를 리 없는 이슈를 각색해서 소재로 삼는 것은 성의가 없어보이기까지 하다. 영화는 새로운 이야기를 세상에 심겨주어야 하지 않는가.

 

4.     임정은&류승룡 스토리

사랑 이야기에서 가장 한심한 연출 중 하나가 등장인물 술 취하게끔 만들어 관객들한테 속마음을 다 털어놓게 만드는 것이라 생각한다. 이 영화, 너무 쉽게 간다.

 

***** 이런 걸 인터넷에서는 상한 떡밥이라고 한다

 

 

한 번 더 반복하자면, 이 영화, 너무 쉽게 간다. 주제의식의 결여는 물론이고, 연기자 최강희 본연의 4차원을 그대로 영화인물에 투영시킨 것에서도, 이야기들의 연결 및 소재선정이나 연출에 있어서도 너무 쉬운 길을 택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 결과는 흥행성적이 증명해주는 대로다.

 

 

 

 

Message to Life:

 

사랑 이야기는 가장 쉽게 다룰 수 있을 것 같으면서도, 가장 어려운 주제인 것도 같다. 이연희&정일우 스토리처럼 보여주면 식상하다는 소리를 들을 것이고 최강희&감우성 스토리처럼 읊으면 공감 가지 않는다는 비평을 받으니 말이다. 사랑을 안다고 자부하는 관객들의 마음을 흔들어놓으면서도 어디까지나 새로울, 그런 사랑 이야기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예술영화, 전쟁영화를 만들 때와 동일한, 혹은 그 이상의 고민과 연구가 동원되어야 할지니, 정말 좋은 멜로영화를 만나기 어려운 이유가 여기에 있다.

 

<별점: ★☆☆☆☆☆> 

 

***** 최강희의 4차원성을 활용하려면 달콤, 살벌한 연인이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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