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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3.09 22:08

[2009] 모던 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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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던(Modern).

명사로도 많이 쓰이고, 형용사로도 ‘모던하다’는 식으로 많이 쓰이며,

세상의 모든 말을 좋은 뜻을 가지고 있는 단어와

나쁜 뜻을 가지고 있는 단어로 양분한다면 분명 좋은 쪽에 분류될 말이다.

지금이 현대, 즉 모던이니 자연스럽게 시대에 잘 맞다,

뒤쳐지지 않고 있다는 것을 일컫기 때문이다.

옛날이 아무리 좋았더라도 ‘너 참 중세적이다’

혹은 ‘스타일이 완전 고대스러운데?’ 하는 말들이

사람 놀리는 말 정도로 밖에는 쓰이지 않는 것과 비슷한 논리에서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각박한 산업사회, 매정한 정보화 사회 속에

한 겨울 앙상한 나뭇가지처럼 비적 말라가고 있는 우리들은,

모던이 그 어감처럼 세련되고 좋은 것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물질의 양과 질이 판단의 척도가 되는 이 모던에서는

평등과 사랑, 자유, 박애와 같은 인간적인 요소들은

처참하게 찢어발긴 채 흙바닥에서 뒹굴고 있으며,

능력, 돈, 외모와 같은 건조하고 날 선 기준들만이 기세등등할 뿐이다.

마음에 깊게 새겨진, 쉽게 지워지지 않는 생채기들과

단단하게 굳은 석화된 심장이 이를 증명해준다.  

 

이러한 모던의 병폐를, 그 폐단을 모던의 시대가 시작되자마자

소리 높여 외친 영화가 있다.

바로 찰리 채플린의 모던 타임즈이다.

영화에서 찰리 채플린을 위시한 공장의 노동자들은

기계와 다름 없는 취급을 당한다.

아니, 기계보다 더 못하다고 하는게 맞겠다.

인간적인 요구와 필요는 철저히 묵살당한 채 고용주의 이익을 위해

제대로 쉬는 시간, 밥 먹는 시간 하나 받아내지 못하고

그야말로 사용 당할 뿐이다.

하지만 그나마 공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다행인 것이,

많은 이들은 그런 일자리조차 가지지 못한 가난 속에서

굶주려 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 찰리 채플린이 말하는 모던의 시대이다.

 

좀 오버 같은가. 하지만 이 영화에 나오는 각종 우스꽝스러운 상황은

영화를 보는 우리의 마음을 불편케 하는 힘있는 알레고리로 작용한다.

환경이 많이 좋아지긴 했다. 인권은 높아지고 기술은 더 발전하였다.

하지만 모던을 살고 있는 우리의 모습은

‘모던 타임즈’의 어두움에서 과연 벗어나 있는가.

공장의 자동화로 노동량이 격감했다고는 하나

회사는 그만큼 필요 없어진 인원들을 밖으로 내쫓아

일인 근무시간의 영속성을 수호하고 있으며,

하루 종일 컴퓨터 자판을 두드리는 대한민국 직장인들은

쉴새 없이 나사를 조이는 20세기 초의 노동자들의 유산을

충실히 이어받고 있다.

그리고 여전히 회사에다 벌어주는 이익의 고작 1~5% 만을 나눠 받으며,

꿈이니 가족이니 사랑이니 젊음이니 건강이니 하는 신의 선물들을

골방 구석에 처박아 둔 채 인생의 3분의 2 이상을 일의 늪 속에서

허덕이는 샐러리맨들은 또 다른 찰리 채플린의 등장을 예상케 할 뿐이다. .

 

이 모던의 시대에서 누군가에게 고용되어 있는 이들의 모습은

100년 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으며,

100년 후라도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노동환경이 어떻게 바뀌든, 기술이 어떻게 발전하든지 간에

강자의 위치를 점하고 있는 사회의 주도 세력들은

또 다른 프레임을 짜고, 올가미를 씌워

평범하고 힘없는 이들의 삶을 흔들며

대중매체와 상업문화는 이들의 심장에 커다란 스트로우를 꽂아

그 지친 피를 흠뻑 빨아댈 것이기에......

 

벗어나는 길은, 사회의 주도세력이 되거나

사회의 아웃사이더가 되거나, 둘 중 하나다.

이 사회는 곱게 변해주지 않을 것이니

결국 개개인이 답을 찾을 수밖에 없다.

이러한 내용을 담고 있는 영화 '모던 타임즈'는

희극의 포맷을 띠고 있고 몇 번씩 기차게 웃겨주기도 하지만

그 본질은 분명한 비극에 다름 아니다.

 

Message to Life:

영화의 말미에서 찰리 채플린은 희망을 품고

밝은 얼굴과 특유의 재미있는 걸음걸이로 다시 길을 나서나

그걸 바라보는 마음은 편하지 않았다.

그 앞길이 쉽지 않음을 알기 때문이렷다.

가지지 못한 이들에게 가해지는 사회의 폭압은

언제쯤 그칠 수 있을 것인지.

그 폭압의 비를 막아줄 수 있는 우산을 잠시 꿈꾸어보았다.

(2월 15일)

 

<별점: ★★☆☆☆☆> 

정말 유명한 장면. 마치 추상미술을 보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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