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와니와 준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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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사람 사이의 갈등이라는 것은 예상치 못한 곳에서 등장하기 마련이다.
갈등은 둘 사이의 심각한 반목이나 차이, 몰이해에서 비롯되는 것이 다분히 일반적이지만
가끔은 전혀 문제의 소지가 없어 보이던 아주 작은 곳에서부터 불거지기 시작하여
종래는 관계 자체를 위협할 정도로 무시무시하게 성장하곤 하는 것이다.
처음에는 뭐 이런 일이 우리 관계에 해가 되겠어, 라고 생각했거나
아예 그런 식으로 생각해 본 적조차 없는 조그마한 일이 관계를 반추하게 만들고,
의심하게 만들고, 포기하거나 버리게도 하는 것이다.
일견 그저 아름다워 보이기만 한 영화 ‘와니와 준하’도 기실은 이런 갈등에 대한 영화이다.
보통 이런 류의 갈등은 한 사람에게서만, 그것도 아주 조용히 시작되기 마련이다.
매일 받아 먹는 우유가 어느 날 상해있는 것을 발견한 아내로부터,
매일 피던 담배를 바꿔보기로 결심한 남편으로부터 시작된 갈등은
피를 토하게 만들 때까지 몸 안에서 조용히 숨어있는 병마처럼 개체 안에서 나지막이 몸짓을 키워가다
어느 날 뻥하고 터져 나온다. 그 전부터 기미는 살짝살짝 보이지만
상대방은 이것이 관계를 위협하는 결정적 뿌리라고는 전혀 생각지 못한다.
보통 이럴 때 많이 나오는 얘기가 ‘뭐, 그런 것을 가지고 그러니.’
하지만 그 '그런 것'이
때로는 허리케인 카트리나처럼 후려치고,
때로는 관우의 청룡언월도처럼 잔인하게 베어오며
때로는 포름알데히드처럼 속을 시커멓게 태우며 번져 오니
깜짝 놀라고 당황할 수밖에.
이 때 상대방이 잘 받아주고 감당해준다면 관계는 보전되고 다시 회복되기 마련이다.
하지만 많은 경우 문제의 발단을 이해하기 어려운 것처럼
문제를 심각하게 제기하는, 혹은 그 문제로 인해 관계의 절단을 고심하거나 선언해 버리는 상대를 이해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애초에 그 문제에 대해서는 공감의 싹이 자라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영화에서의 주진모는 이런 류의 갈등을 토해내는 김희선을 영문도 모른 체 이해하려 노력하다가
자기 인생의 무게에, 그리고 관계의 무게에 자기도 등을 돌려 버리고 관계는 끝으로 삽시간에 치닫는다.
하지만 그 잘린 관계의 핏방울이 응고되기 전 김희선은 다시 그의 존재를 구하고
다시 그의 손을 잡았으며, 반쯤 돌아선 그의 등을 자기 앞으로 다시 돌려놓았다.
그들처럼 우리도 누구나 저마다의 아픔과 약점과 잊고 싶은 기억을 가지고 있기 마련이고
그런 것들은 언제든지 우리 자신을 쓰러지게 하거나 잘 유지되던 관계를 흔들어놓을 수 있다.
중요한 것은 갈등의 이유가 무엇인지 따지고 책임을 추궁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그럴 수 있음을, 또한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그럴 수 있음을 알고 이해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일을 대비해 깊은 공감의 싹을 미리부터 돋아놓는 것이다.
한 번 아문 상처는 다시 벌어질 수 있지만, 한 번 아문 것처럼 다시 아물 것이다.
오히려 그런 상처들을 교감해가며 관계는 더욱 깊어지고 발전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Message to Life:
아무리 옷을 수수하게 입어도 다 늘어진 티셔츠를 헐겁게 걸치고 피곤한 표정을 하고 있어도
김희선은 김희선이다. 연기를 못한다는 생각도 들지 않았다. 그대를 감탄합니다.
(2009년 2월 9일)
<별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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