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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3.09 22:06

[2009] 우주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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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티미디어를 표방하는 문성닷컴스럽게

오늘은 그림 한 장으로 시작해보자.

아래 작품의 제목은 삶과 죽음의 경계’. 3초간 감상해보시라.  

보시다시피 구체적인 삶의 모습도, 죽음의 형태도 보여주고 있지만

진지한 제목과 자못 묘하게 매치가 되어 떨어지고 있다.

코 앞의 어둠은 왠지 죽음을 뜻하는 듯 하고

저편의 환한 빛은 삶을 일컫는 것도 같다.

......사실 제목은 내가 맘대로 붙인 것이다.

자찬이지만, 제법 그럴 듯해 보인다.

 

그림 한 장을 더 보자. 이번엔 아예 내가 그렸다.

삶과 죽음과의 경계’. 제목도 동일하다.

 

어떤가. 이게 뭔가 싶으실 게다. 추상화도 아니고

미니멀리즘이나 아방가르드라는 이름을 붙이기도 뭣하다.

앞의 그림과는 달리 이번엔 짜증을 불러일으킬 여지가 다분하다.

 

왜 그런가.

첫 번째 그림은 추상을 표방하였기에 사실적이거나 현실적이지 않고

제목을 또렷하게 설명하지 못하더라도 의도적으로 그랬으려니 하고

이해해줄 수 있지만, 두 번째 그림은 텍스트를 적극적으로 배치하는 등

제대로 주제를 설명해보려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설득력을 띠지 못하기 때문이다.

 

 

우주전쟁이라는 영화를 보았다, 영어 제목은 ‘The War of Worlds’.

스타워즈는 별들의 전쟁이었는데 우주의 전쟁이라니,

스케일이 몇 배는 더 커 보인다. 있어 보인다.

스타트랙이나 스타크래프트같은 꼬꼬마들은

엉엉 울며 집에 돌아갈 정도로 압도적인 타이틀이다.

영어 제목도 마찬가지. World도 아니고 Worlds, 복수를 썼다.

세계의 전쟁이 아니라 세계들의 전쟁이라는 거다.

이 정도 타이틀이면 지구와 화성, 금성이 싸운다는 정도로는 성에 안 차서

우리은하, 안드로메다 운하, 마젤란 운하 등 이 우주 저 우주 애들

다 불러와 크게 한 판 할 분위기다.

덕분에 개봉 전부터 여기저기서 기대가 대단했다.

일찍이 이만큼 통 큰 제목의 영화는 쉬이 보지 못했지 않은가.

 

하지만 개봉 하자마자 귀에 들리기 시작한 것은 기대 이하라는 혹평 일색이었다.

한껏 기대하여 영화관을 찾았다가 실망한 이들이 포효하듯 분노를 표출하고,

보려고 했다가 위화도 회군하듯 마음을 돌리는 사람들이

주위에 조밀하게 생겨났다.

 

영화를 직접 보니 그 실망들이, 그 배신감들이 이해가 갔다.

무엇보다 이 영화, 서론에서 보여준 그림처럼

내용과 제목이 매치가 되지 않았다.

좀 가혹하게 말하자면 전혀매치가 되지 않았다.

 

. 이 어마어마한 제목의 영화,

우주전쟁의 줄거리는 단 세 줄로 요약된다.

 

정체도 모를 외계인이 이유도 없이 지구를 갑자기 공격해서

지구가 거의 멸망할 뻔했는데, 알 수 없는 바이러스 때문에

외계인들이 알아서 다 죽어주셔서 주인공과 그 가족은 살아남는다.

 

. 우주전쟁이라는 제목과 위의 줄거리가 어울린다고 보시는가?

이 맥아리 없어 보이는 스토리 라인에서 우주라는 말도, ‘전쟁이란 단어도

그 출처를 찾아보기가 쉽지 않지 않은가.

 

영어제목도 마찬가지. 이건 ‘War’의 정의에서 한참은 벗어난

일방적인 다구리에 가깝고

‘Worlds’라고 하기엔 전장은 지구, 그것도 미국에 한정되어 있고

참여하는 World는 미군과 정체 모를 외계인 한 팀이 전부다.

다시 말해 이 영화, 제목값을 전혀 해주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영화 내용을 반영한 제목이라면 외계인의 습격’ 정도면 충분해 보인다.

아니면 뭔가 있어 보이게 단어를 좀 더 모호하게 바꿔봐도 괜찮을 것이다. ‘그들의 방문

이래도 좀 유치해 보인다면 영어로 바꿔볼까? ‘When They Come’.

그들이 난데없이 갑자기 와서 갑자기 사라지니 ‘Suddenly’.

그들이 하늘에서 뚝 떨어졌으니 ‘Broken Sky’.

미친 듯이 도망쳐 다니는 톰 크루즈에게 바치는 헌사로 ‘Thrive to Live’.

, 우주전쟁보다 별로라면 할 수 없다.

 

 

제목 가지고 헛소리 한참 했는데

어쨌듯 제목을 아무리 잘 짓는다 할지라도

이 영화 자체가 내포하는 아쉬움을 완전히 지울 수는 없다는 것이

사실 더 큰 문제이다.

 

영화의 뼈대는 나쁘지 않다. 외계인의 침공이라는소재를 다룸에 있어

가족 구성원 간의 갈등과 사랑, 전쟁의 비극 등의 주제를

복합적으로 섞어 다루었으며 강렬한 컴퓨터 그래픽 등

좋은 볼거리 등을 잘 무장하긴 했다.

다리 긴 거대한 메카닉 들을 바라볼 때는 척추가 찌릿찌릿 했을 정도였다.

 

그러나 스티븐 스필버그가 메가폰을 잡은 영화치고는

뒷심이 너무 부족했다.전쟁 자체에 초점을 맞출 거라면

적들의 정체라든가 그분들이 돌연 병사해주시는 것에 대해서

좀 더 납득 갈만한 설명이 있어야 했으며,

전쟁이 주는 비극이나 가족의 이야기에 관심을 더 두는 것이라면

각종 갈등에 대한 좀 더 첨예한 뎃생이 필요했다.

상영시간을 30분에서 1시간은 더 추가하여

만두 속을 더 채웠으면 좋았을 터이다.

 

아마 이렇게 방향을 제대로 잡지 못한 것도

쓸데 없이 크게 잡은 제목 탓이 아니었을까.

좋은 제목과 좋은 내용이 균형을 이루어야

좋은 영화로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인데

우주전쟁은 애초부터 그 균형을 무시하였기에

좌초될 수밖에 없었던 작품으로 보인다.

대작을 표방하는 다른 작품들이 많이 곱씹어봐야할 영화임에 분명하다.

 

Message to Life:

우리 인생도 수많은 제목, 타이틀을 가진다.

일부는 나이와 같이 사회가 강제로 붙여주는 것이고

일부는 직장처럼 자기 스스로가 붙이는 것이다.

세상은 영화처럼 내게 붙어진 타이틀로 나를 인식하기 시작하고

그 타이틀과 나를 비교하곤 한다.

욕심이겠지만 좋은 타이틀을 가지고 싶고,

내게 붙어진 타이틀에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고 싶다.

(2 8)

 

<별점: ★★★☆☆☆>

 

다코타 패닝은 그냥 하나의 인형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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