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9.03.09 22:02

[2008] 핸콕

조회 수 44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Extra Form
extra_vars1 |||||||||||||||||||||
extra_vars2 |||||||||||||||||||||||||||||||||||||||||||||||||||||||||||||||||||||||||||||||||

그래 나도 그 마음 좀 알 것 같다.

문성닷컴에 차마 올리지도 못한 돼 먹지 않은 소설들 때문에

이제 9개월 된 우리 조카가 잠투정 부리듯 애처로이 바둥거려본 적 있는 나니까

뭔가 다르면서도 괜찮은 스토리 하나 짜내기가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고로 이 영화의 각본을 맡은 당신이 얼마나 골치가 아팠는지

조금이나마 알 수 있을 것 같다.

 

당신은 슈퍼히어로의 이야기를 쓰려고 했다.

멋진 능력으로 포장된 또 하나의 영웅을 만들려고 했다.

 

허나 영화소재라는 시장에서 슈퍼히어로에 대한 이야기는

새빨갛다 못해 아예 핏빛을 띤 레드 오션으로서,

멀리 슈퍼맨에서 베트맨, 스파이더맨, 엑스맨, 힘맨 등등의 수많은 들을 거쳐

조금은 맛이 간 슈렉이나 미스터 인크레더블에 이르기까지

갖은 종류의 슈퍼히어로들이 이미지겹도록 등장했으며

그것도 모자랐는지 베트맨 비긴즈’, ‘슈퍼맨 리턴즈

그들 하나하나를 곰탕 끓이듯 푹 고아 삶고 있는 분야이다.

 

이 상황에서 새로운 영웅 하나를 창조하겠다라?

내가 작가라 해도 자신이 없고, 내키지 않을 것이 뻔하다.

슈퍼히어로 특유의 재미와 감동을 관객들에게 그대로 전해주면서

이전과는 확연히 다른 차별화된 캐릭터를 만들어야 하는 것은

조앤 롤링 아줌마도, 김수현 아줌마도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며 거절했을 일이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당신은 할 수 없이 투덜거리며 사무실로 돌아와

아이디어팀들을 소집하고 하얀 칠판을 새카맣게 채워가며

장고를 거듭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이 영화의 주인공 핸콕은 분명 그런 고민의 산물임이 분명하다.

엄청난 능력을 가지고 있지만 술에 쩔어 있기 일쑤고

고마워할 줄도, 미안해할 줄도 모르며 자기만 아는 이기적이고 재수없는 슈퍼히어로.

 

그래. 이 정도면 상당히 독특하고 괜찮다. 지금껏 접하지 못한 캐릭터 아닌가?

덕분에 영화는 초중반에는 아주 색다르고 재밌다.

영화관 여기저기 웃음도 간간히 터져나올 정도다.

 

그러나 이 캐릭터로 영화를 어떻게 이끌어가서 결론까지 갈 것인가, 라는 문제에 있어

당신과 당신의 팀들은 캐릭터를 창조할 때만큼의 비상한 아이디어를

끌어내지는 못한 듯 하다.

중반부 들어서면서 엉망진창의 말썽꾸러기 슈퍼히어로가 누군가의 도움으로

진정한 영웅의 모습으로 탈바꿈한다는, 초등학교 6학년이 들어도

진부하다고 혀를 끌끌 찰 평이한 이야기로 빠져들기 시작하더니

후반에는 기억상실에다, 운명의 단짝과 개연성 없는 악역의 등장 등

얼핏 봐도 상당히 무리수로 보이는 플롯으로 인해

영화는 아예 다른 영화로 얼굴을 싹 바꿔버린다.

덕분에 초반엔 제법 경쾌했던 영화가

터무니 없는 무거움과 진지함으로 이어져

마치 다른 영화를 보는 듯한 심각한 부조화만 토해내 버린다.

 

아니, 아니. 당신을 탓하는게 아니다. 그 마음 이해한다니까.

기껏 독특한 캐릭터 하나 잡아봤지만 이 녀석을 가지고

1시간 30분에서 2시간 끌어갈 스토리는 도저히 나오지 않고

그렇다고 천편일률적인 권선징악을 다뤄서는 씨알도 먹히지 않을게 뻔하니까

나름대로 새롭고 신선한 이야기를 통해 영화를 끌어가야 했을 것 아니겠는가.

그 '새롭고 신선한' 이야기가 앞과 전혀 연결이 되지 않고 매우 황당무계했다는 것이 치명적이긴 하지만

나 역시 같은 캐릭터를 가지고 이야기 전개하라면 당신 같은

무리를 두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결과는 그리 나쁘지 않았다. 당신도 제법 자축했으리라 생각한다.

평론가들의 호평은 받지 못했을지언정 흥행상으로 결코 실패한 영화는 아니잖은가.

허나 그저 그런 영화가 아니라 정말 괜찮은 영화를 만들어내고 싶었다면,

슈퍼맨이나 베트맨, 슈렉처럼 오랫동안 사랑받는 슈퍼히어로를 만들고 싶었다면

당신의 시도는 미안하지만 실패했다.

핸콕이라는 영화는, 핸콕이라는 슈퍼히어로는

적어도 다시 보고 싶은 수준은 아니니까 말이다.

 

<별점: ★★☆☆☆☆>

저렇게 자연스럽고 좋아보이는 슈퍼히어로에게 결국은 쫄쫄이티를 입히고만 당신!!.

?

  1. [2011] 시라노 연애조작단

    Date2011.01.09 By문★성 Views79
    Read More
  2. [2009] 터미네이터 - 미래전쟁의 시작

    Date2009.06.21 By문★성 Views111
    Read More
  3. [2009] 블러드

    Date2009.06.21 By문★성 Views69
    Read More
  4. [2009] 그 남자의 책 198쪽

    Date2009.06.21 By문★성 Views96
    Read More
  5. [2009] 미쓰홍당무

    Date2009.06.02 By문★성 Views80
    Read More
  6. [2009] 뷰티풀 마인드

    Date2009.05.24 By문★성 Views93
    Read More
  7. [2009] 인사동 스캔들

    Date2009.05.17 By문★성 Views80
    Read More
  8. [2009] 6년째 연애중

    Date2009.04.11 By문★성 Views181
    Read More
  9. [2009] 본 아이덴티티

    Date2009.03.22 By문★성 Views116
    Read More
  10. [2009] 내 사랑

    Date2009.03.21 By문★성 Views89
    Read More
  11. [2009]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Date2009.03.09 By문★성 Views76
    Read More
  12. [2009] 모던 타임즈

    Date2009.03.09 By문★성 Views46
    Read More
  13. [2009] 와니와 준하

    Date2009.03.09 By문★성 Views59
    Read More
  14. [2009] 우주전쟁

    Date2009.03.09 By문★성 Views42
    Read More
  15. [2009] 쿵푸팬더

    Date2009.03.09 By문★성 Views75
    Read More
  16. [2009] 나비효과

    Date2009.03.09 By문★성 Views36
    Read More
  17. [2009] 마이 페어 레이디

    Date2009.03.09 By문★성 Views82
    Read More
  18. [2009] 라이온 킹

    Date2009.03.09 By문★성 Views124
    Read More
  19. [2009] 다크 나이트

    Date2009.03.09 By문★성 Views41
    Read More
  20. [2008] 핸콕

    Date2009.03.09 By문★성 Views44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19 Next
/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