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싸이보그지만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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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엉뚱한 생각이 떠올라 자기도 모르게
잠깐 상상의 나래에 빠져있다가
금새 정신을 차린 후 피식 웃으며 손사래를 치던 기억,
아마 누구나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런 생각의 조각들을 곧 말끔히 잊고마는 것이 일반적인 사람들이고
그런 생각의 조각들을 가지고 작품 하나를 만들어볼까 궁리해보는 것이
일반적인 영화감독들이라면
그런 생각의 조각들을 제작사와 팬들의 지원을 힘에 업어 상상하던 것만큼,
혹은 그 이상으로 구현하고 마는 것이 이른바 '명감독'일 것이다.
박찬욱 감독은 명백히 세번째 카테고리에 해당,
올드보이와 친절한 금자씨를 만든 감독이 하겠다 나서면
제작사 입장에서는 그 영화제목이 '영구와 텔레토비의 지구별 대모험'이라 할지라도
기꺼이 두 손 들고 환영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본 '싸이보그지만 괜찮아'는
모르긴 몰라도 아마 감독 본인이 만들어낸 '말도 안되는' 엉뚱한 망상들을 모아
한 그릇에 쓸어담은 후 그 생각들을 이어놓기 위해 스토리를 짜고
살을 붙여 만든 영화라는 느낌을 준다.
주인공은 제목처럼 싸이보그.
충전이 필요해서 밥 안 먹고 건전지에 혀를 할짝거리고
틀니를 끼면 사물들이랑 대화가 가능하며
신비한 양말을 신고 하늘을 날기도 하고
나중엔 번개를 맞아 100억볼트를 충전한 후
세상을 핵폭탄으로 날려버리겠다는 깜찍한 소리까지 해댄다.
주인공뿐만이 아니라 등장인물 대부분이 이런 식의 망상에 빠져있는데,
밝고 즐거운 어투로 펼쳐지는 흐름이라 상당히 유쾌하고 재밌다.
부담스럽지 않다.
여기에 감독은 그런 '꿈과 환상'을 영화 속의 '실제'와 교묘하게 섞어버리는데
스토리상에서는 일찍부터 '정신병동(요양원)'이라는 교점을 등장시켜
이러한 망상의 내러티브를 정당화할 자유이용권을 획득해버린다.
언제라도 경계를 넘어 상상의 나래를 마음껏 펼치다가
마음내키면 다시 돌아올 수 있는 자유말이다.
거기다 이전 메가히트작들에서 증명되고도 남은 감독의 탁월한 스토리 전개능력은
이런 망상의 나열을 '따뜻한 관계형성을 통한 심리적상처의 치유'라는
지극히 정상적인 영화적 주제에 연결시킴으로써 자연스러운 연출을 일구어 내버리니
이 영화,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감독의 역량에 감탄할 정도다.
내용은 어찌보면 난해하고 결론도 무슨 내용인지 이해하기 어렵긴 하다.
하지만 여기에 어떤 대단한 영화적 가치를 부여하기보다는
앞서 언급한 기발하고 독특한 상상의 실체화와
등장인물들의 순수하고 밝은 모습을 즐기고
작정한듯 심각하게 망가지는 임수정의 연기를
박찬욱 감독 특유의 유머와 멋진 연출을 통해 만끽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첨언하자면, 정지훈(비)은 호불호가 크게 갈리는 엔터테이너로
영화의 주인공으로 쓰기엔 리스크가 있다.
최민수를 더 이상 영화 주인공으로 쓸 수 없는 것과 비슷한 논리라고나 할까.
하지만 영화배우로서의 그의 가능성이 낮다고 생각되진 않는데
표정연기가 좀 단순하긴 하지만 전반적인 연기력이 수준급이어서
올드보이의 최민수급 연기를 보여주는 임수정 옆에서도 그리 꿀리지 않는다.
그리고 중간에 왜 굳이 가수를 주인공으로 선택해야했는지 알게끔 해주는
요들송을 들을 때는, 뭐랄까. 영화 속 임수정처럼 하늘을 둥둥 떠서 날라가는 기분이었다.
월드투어니 뭐니 바쁠테지만 영화에서 자주 봤으면 싶은 사람이다.
<별점: ★★★★★☆>
"싫어싫어몹시싫어" 임수정의 폭력씬이 백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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