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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3.09 21:49

[2006] 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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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괴물'을 보면서 든 세가지 생각.

 

 첫번째.

 매스컴에서 하도 떠들어서 모르는 사람이 없겠지만,

 이 영화는 감독의 어릴 때 경험을 바탕으로 했다고 한다.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받아들였는지 모르겠지만 난 이 얘기를 듣고 가슴이 턱 막히는 감동을 느꼈다.

 생각해보라. 어릴 때 한강다리 밑에 달려 주렁주렁 하는 시커먼 괴물을 우연히 보게된 어린애의 마음을.

 떨리는 마음에 동네방네 다니면서 얘기했겠지만 부모님은 꿀밤만 줬을 것이고

 안 믿는 친구녀석들을 억지로 끌고 갔더니 이미 괴물은 사라지고 없어 괜한 구박이나 받았을 것이다.

 골방에 틀어박혀 울었을 수도 있겠다. 착각이든 아니든 그 때의 자신은 분명히 보았기에.

 

 그걸 수십년이 지난 후에 다시 얘기한다.

 이래도 안 믿겠냐라고 스크린에 펼치는 것.

 이건 전국민을 향한 시위이자 수십년 가슴에 맺어둔 억울함의 항변이며

 아티스트로서는 꿈의 실현이다.

 엄청난 흥행을 거둔 영화 '살인의 추억'으로 인해 다음 영화에서는 '무엇을 해도 괜찮다'는

 자유이용권을 얻었을 감독이기에 가능했을 시도겠지만

 그런 기회를 통해 어릴적 자신을 위로하고 정당성을 부여한

 개인적인 시도는 그저 대단하다고 느껴질 뿐이다. 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 없네.

 수십년전, 준호 너 미쳤지? 뻥이지? 놀려댔던 주위 사람들은 이 영화를 보면서 어떻게 느낄까.

 

 

 두번째.

 영화는 괴물과 박강두 가족의 대결로 그려지는데,

 결국 둘 다 버려진 존재라는 것이 못내 가슴아프다.

 인간이 버린 독에 의해 본래의 모습을 잃어버린 괴물 당사자는 말할 것도 없고

 괴물에 의한 피해자지만 인간의 또 다른 독에 의해 또 다른 괴물이 된

 박강두 가족 역시 쫓기고, 격리당하고, 생명의 위협을 느끼는 돌연변이일뿐이다.

 이 처참하고 외로운 괴물들과의 싸움은 정작 독을 뿌린 인간에게는 철저히 방관당할 뿐이며

 끝내 서로를 죽고 죽이는 결과를 초래한다.

 결국, 괴물을 만드는 것은 인간.

 우리가 내뿜는 독이 모르는 사이에 세상에 또 다른 괴물을 만들고 또 죽이는지도 모르는 일이며

 우리 또한 모르는 사이에 세상이 혐오하고 위협하는 괴물이 될 수 있다.

 그게 우리의 삶. 끊임없이 독을 만들어내는 인간들의 삶이다.

 살짝 티셔츠를 걷어올라 배꼽안을 찬찬히 살펴보라.

 꿈틀대는 기형의 징조가 보인다면  당신도 이미 괴물이 된 셈이다.

 

 

 세번째.

 작품 내적으로는 워낙 다른 매체들이 많이 다뤄 특별히 얘기할 거리는 없지만

 줄거리가 살짝살짝 엉성한 것은 쉽사리 느낄 수 있다. 그러나 그것마저도 이 작품의 장점.

 딱딱 착착 떨어지는 완벽함은 봉감독의 전작 '플란더스의 개'에도 없었고 '살인의 추억'도 없었다.

 플란더스의 개의 배두나도 살인의 추억의 송강호도, 그리고 괴물에서의 두 사람 역시

 어눌한 말투와 행동으로 다가오는 엉성한 캐릭터들이다.

 여기저기서 이 영화의 옥의 티니 아쉬운 점 등을 많이 애기하던데

 난 되려 이런 면들이 영화의 전체 분위기와 어울리는 것 같다.

 없었으면 아니되는 것이라 생각될 정도니.

 생각해보면 마치 우리의 삶같고 마치 우리의 이웃같고,

 마치 우리 자신의 삶 같기도 하다.

 

객관적으로 생각하면 누구나 A를 택할 상황에서 B를 택하고

A, B 중에 하나를 할 상황에서 C를 하고

D를 말해야되는데 F를 말하고

그러면서 상처받고, 상처입고, 울고 웃고

그게 우리의 삶이 아니냐는 말이다.

봉준호 감독 영화의 비완벽성은 이런 면을 꿰뚫는 듯하여 되려 완벽하게 느껴지는

영화이기도 하다.

 

<별점: ★★★★★☆>

어디서 많이 본듯한 구도로 괴물을 말할 수 없다. 좀 더 복잡하다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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