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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3.09 21:18

[2005] 연애의 목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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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뻔한 레퍼토리만 무한반복해대는 그 동안의 멜로영화에 대한

 

 내 볼멘소리는 여기 영화감상문란에도 네댓 차례 쏟아 붓곤 했었다.

 

 그 불만을 시원할 정도로 풀어준 영화. 바로 연애의 목적이다.

 

 

 

 영화에서의 박해일은 징그러울 정도로 능글맞다.

 

 뻔뻔하기 그지 없으며 말하는 것 행동하는 것 하나하나가

 

 재수없다. 보기 좋지 않다.

 

 그런 남자에게서 추근댐을 당하는 강혜정이

 

 어느새 그의 허리춤을 껴안고 사랑한다라고 말하는 것이

 

 이 영화의 매력이랄까.

 

 인과도 없어 보이고 논리적으로는 어찌 저리 되는지

 

 이해도 잘 안 가지만 영화는 그게 사랑이자 연애라고 말한다. 

 

 그 본질이 육체적인 것인지 정신적인 것이지는 중요치 않다고 말한다.

 

 

 

 많은 멜로영화들이 원인과 결과를 제대로 설명해주려고 노력한다.

 

 이래서 그는 그녀를,

 

 그녀는 그를 사랑한다고 친절하게 일일이 짚어주기까지 하면서 말이다.

 

 첫눈에 반하는 사례에서부터

 

 지독스레 미워하다가 어느새 사랑을 느끼게 되는 경우에 이르기까지

 

 멜로영화의 전개파트가 되는 '사랑하기 시작함' 부분은

 

 의무처럼 인과로 설명되곤 해왔다.

 

 

 

 그런 관례를 연애의 목적은 사뿐히 뛰어넘는 것이다.

 

 왜 강혜정이 박해일을 사랑하게 되는지 알 수 없다.

 

 그의 추근댐이 사실 맘에 들었는지

 

 아님 정신이 아닌 육체에서부터 사랑이 태생하였는지.

 

 

 

 박해일이 그녀를 사랑하는 것 또한 마찬가지다.

 

 언제부터 그가 그녀를 진심으로 사랑하게 된 건지 알 수 없다. .

 

 어쩌면 영화 엔딩 부분에 이르기까지

 

 그는 그녀를 사랑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이런 '홍상수적'인 감정의 스텝 바이 스텝을 깡그리 무시하기가

 

 연애의 목적의 기본 뼈대인 것이다.

 

  

 

 놀라운 것은, 이런 인과없는 흐름이 사랑에 적용되었을 경우에는,

 

 논리적으로 옳고 그름을 떠나 무척이나 자연스럽게 느껴진다는 것이다. 

 

 TV 브라운관 속의 인형같은 배우들이 만들어내는

 

 저 머나먼 신세계에 있을 법한 이야기가 아니라

 

 내 친구가 몰래 간직하고 있을 듯한 생생하고도

 

 살아있는 이야기처럼 말이다.

 

 

 

 

 연애의 목적은 사랑의 시작부터 사랑의 실패, 재생에 이르기까지

 

 이러한 인과의 무시로 일관한다.

 

 후반부에 들어서도 강혜정이 박해일을 배반하는 것,

 

 다시 그 앞에 나타나는 것.

 

 박해일이 그녀를 용서하는 것 어느 하나 왜 그런지 설명되지 않는다.

 

 그냥 그렇게 되는 것이다.

 

 

 

 이게 우리의 모습이다.

 

 우리는 사랑을 하고 이별을 하고 싸우고 화해하고 하는 그런 과정들 속에서

 

 자기 스스로도 뚜렷한 이유를 말해내지 못한다.

 

 단지 이유를 위한 이유를 억지로 만들어내고

 

 스스로 납득할 뿐이다.

 

 

 

 연애의 목적은 두 배우자의 연기니, 코믹성이니, 야함이니 뭐니를 다 떠나서

 

 멜로에 대한 나의 근원적인 답답함을 긁어주었다.

 

 아직까지 박해일의 도가 지나친 찝쩍거림은 찝찝하게 남아있긴 하지만

 

 원인설명에 집착하지 않는 시원한 전개는 내가 멜로영화에 바란

 

 바로 그것이었다. 홍상수 영화처럼 어둡지 않았기에 더더구나 좋았고.

 

 

 

 

 연애의 목적이 무엇일까?

 

 그걸 이 영화에서 찾은 사람이 과연 있을까 싶다.

 

 내가보기엔, 감독은 연애의 목적같은건 없다라고

 

 영화에서 박해일과 강혜정의 입을 통해 강변하고 있다.

 

 

 

 한 마디 붙이자면, 연애에 대한 막연한 동경을 품고 있는 사람들은

 

 웬만하면 보지 않는 것이 좋겠다. 영화가 무지 맘에 안 들거니까.

 

 

 <별점: ★★★★★☆> 

작업의 최고봉. 조개탕 씬. 박해일의 추근댐은 도가 지나칠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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