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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3.09 21:03

[2005] 댄서의 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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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소설에서 시커먼 소녀를 처음 보았을 때 별 신경도 쓰지 않았고장화홍련에서 선머슴아 같은 그녀를 다시 보았을 때도 임수정의 빛에 가리는 그녀가 눈에 들어오지 않았었다. 비로소 주인공으로 등장한 어린 신부를 보았을 때도 거 참 귀엽네. 그 정도 생각뿐이었다. 그러나 댄서의 순정을 보면서 어느덧 무시못할 포스로스크린에 자리잡은 그녀에 성장에 전율을 느낄 수 있었다.

댄서의 순정은 문근영을 위한 영화이다.줄거리는 단순하고 구조는 허약하다. 작년에 숱하게 떴다가 숱하게 사라진 삼류로멘스코메디 영화 중에 하나라 해도 지나친 비판이라 생각되지 않을 정도이다.

그런데 그 가운데 문근영이 서있다.귀여운척, 발랄한 척, 섹시한 척, 보이쉬한 척. 하여튼 보여줄 수 있는 척은 다 하고 있다. 그리고 그녀로 인해 영화가 살고 단점들이 뒤덮여간다.

그러나 이건 썩 좋지 못한 케이스다. 다름아닌 그녀 자신에게 말이다. 예를 들면, 프로리그에서 만년 꼴찌하던 야구팀에 천재 투수가 하나 들어왔다고 하자. 공끝도 좋고 변화구도 제법인데다가 왕년 고교 홈런왕 출신이기까지 하단다.그럼 코치팀은 이 선수를 어떻게 해서든 잘 써먹기 위해 머리를 굴리기 시작할 것이다. 선발로도 내보내고 마무리로도 내보내고 급할 때는 중간계투로도 써먹고 좀 잘 친다 싶으면 대타로 쓰다가 아예 공 안 던지는 날에는 내야수로 타격만 시킬 수도 있을 것이다.

이건 그 선수에게 좋은 것일까. 결코 아니다. 이러다가 어깨 망가져서 평범한 투수로 몰락하고만 천재선수들을 야구팬이라면 몇 명 금방 기억해낼 수 있을 것이다. 

이 영화를 찍는 제작진이 야구팀 코치들과 비슷하지 않았을까. 대본은 허약하기 짝이 없다. 같이 연기하는 연기자들의 네임 밸류도 썩 좋지는 않다. 그러나 문근영을 히로인으로 쓸 수 있다는 사실이 그들의 머리를 집중하게 해서 어린신부에서 귀여움으로만 어필했던 그녀를 울려보기도, 웃겨보기도 하고, 멋진 춤을 춰보게도 하고 진지한 사랑 고백도 시켜보고 소녀와 숙녀의 경계에서 이리저리 흔들어보고 살짝 야한 옷도 입혀보고 진한 화장을 덧칠해보기도 하는 것이다.

보는 사람의 입장에서 문근영의 이러한 모습은 새롭기만 하다. 충분히 끌릴만도 한 일. 그러나. 너무 많이 보여줘버렸다. 아직 내가 보지 못한 문근영의 매력이 있을까 싶을 정도다. 아직 밑천이 무궁무진하다지만 이런 식으로 마구 퍼올리면 우물은 마를 수밖에 없다. 이제 많은 남자들이 전지현의 춤사위에 기절하지 않고 그녀의 뻔한 눈물연기를 보러 영화관을 찾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여친소의 경우 엽기적인 그녀에 비해 그리 후달리는 영화가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흥행에 실패했고 갖은 비판에 대상이 되었다. 전지현의 빨이 다 했다는 증거다.)

문근영의 다음 영화는 그녀만을 위한 영화, 그녀를 써먹는 영화가 아니라 그녀를 성숙케하고 그녀를 살릴 수 있는 영화가 되어야 한다. 팬으로서, 같은 문씨로서 그녀를 향하는 나의 간곡한 바람이다.

영화얘기를 더 하자면 해피엔딩만을 지향하지 않은 것과 뮤지컬 출신 배우들의 괜찮은 연기등은 맘에 들었다. 그러나 영화 분위기상 남자주인공은 끝에 춤을 춰주어야 했다. 감독은 조금 특이한 흐름을 원한 것 같은데 그럴려면 남자주인공이 사랑의 힘으로 불구를 극복하여 대회에서 지던지 하더라도 둘이서 춤은 추게 해주는게 더 자연스러울 것 같다.

마지막 엔딩을 난 두 사람이 결국은 헤어지는 것으로 해석했었는데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봤을지 모르겠다. 일단 그녀가 남자옆에 머무른다 하더라도 그들은 그리 행복할 것 같지만은 않다. (이왕 먹고 살길이 막막하니까) 밝은 분위기를 잘 이끌고 나가다가 이런 식의 떨떠름한 마무리로 마무리를 지어버리는 것은 다른 것은 차치하더라도 흥행에는 쥐약이다. 문근영의 힘으로 어느 정도 이 영화는 성공하겠지만 그녀의 이미지와 매치되지 않는 어두운 마무리의 효과는 좋지만은 않을 듯하다.

 

 <별점: ★★★☆☆☆> 

소녀티를 벗어던진 문근영. 아직 이르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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