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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3.09 19:08

[2004] 빌리지

조회 수 29 추천 수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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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이 가지고 있는 수백가지의 감정 중에서 재밌는게 하나있다.

        이것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두근거리고 기쁘고 설레이는데 반해

        이것을 받게 되는 사람은 부담과 걱정에 시달리게 되는 것.

        바로 '기대(expectation)'이란 것이다.

 

        알다시피 스스로에 대해 기대하는 사람은 별로 없으며

        이 감정의 방향은 분명 자신이 아닌 무언가를 향하고 있다.

        그리함으로써 그 대상에게 열정과 동기를 부여하기도 하며

        오히려 부작용을 일으켜 짓누르고 괴롭히기도 한다.

        그리고 기대의 효과는 많은 경우 후자에 치중되어 있다.

 

        지금 당신에게 기대하는 사람이 있는가?   

        당신의 부모님? 친구? 선후배들?

        그 기대는 당신을 일으켜 분발케 하고 있는가,

        부담과 짐으로 다가오는가. 역시 후자쪽이 우세할 것이다.

        

        영화 '빌리지'의 감독 나이트 샤말란은 이런 기대에 짓눌린 대표적인 사람이다.

        그는 아직 풋내기라 불리우던 신임감독시절 '식스센스'로 순식간에

        유명감독 대열에 올라섰다. 그를 향한 끝없는 찬사는

        '명장', '천재'의 칭호까지 서슴없이 수여해주고 있었고

        점수짠 나도 그 영화에는 1등급을 줬었다.

 

        그러나 그런 명예에 덧붙어 따라온 원치않는 손님이 있었으니

        앞에서 말한 '기대감'이다.

 

        모두들 그에게 다음 영화에서는 식스센스 못지 않은 '반전'을 보여주기를

        기대했으며 그는 매 영화마다 나름대로 고심하고 연구한  반전을 터트리면서

        기대에 보답하려 했다.

 

        그러나 알려진바대로 그의 후속작들 '언브레이커블', '싸인', 그리고

        지금의 '빌리지'는 모조리 흥행에 신통찮은 성적을 거두고

        평론가들로부턴 혹평을 받았다.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것이다.

 

        왜 그런가. 물론 그의 실력이 식스센스를 다시 만들어낼만큼에 이르지 못했기

        때문일 수도 있다. 자만하고 방심하여 감각을 잃어버릴 수도 있다.

 

        하지만 난 그의 연이은 실패의 가장 큰 원인이 그 자신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관객들의 '기대감'에 있다고 본다.

        그들은 반전이 있을 것을 이미 알고 이를 기대하면서 들어가기 때문에

        영화의 재미를 한껏 누리지 못한다.

        영화에서 준비된 반전은 보통 한 가지겠지만

        관객이 두시간동안 생각할 수 있는 반전을 수십가지이기 때문에

        그중 하나 들어맞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닌 것을 그들은 알지 못한다.

        주머니에 돌 백개가 들어있고 그 중에 왕진주가 하나 있다고 하자.

        우연히 손을 넣어보다가 진주를 잡게 된다면 소스라치게 놀라고 대단하다 하겠지만

        진주가 있을 거라 확신하면서 가방을 뒤적이는 사람이 결국 이를 잡게된다면

        '뭐 별거 아니더라. 시시하던데? 별로 놀랍지도 않고.' 라 하지 않겠는가.

        빌리지를 접한 많은 사람들의 반응이 이것과 정확히 일치한다. 그렇지 않던가?

 

        자신을 찾아내기 위해 벌겋게 달아오른 눈을 피할 수 있는 반전이란

        영화 전체의 내용과 복선을 완전히 부정하는 그야말로 어이없는

        뒷통수치기밖에 없다. 아마 식스센스를 능가하는 영화를 보여준다

        하더라도 역시 혹평을 피할 수 없을 것임은 분명한 노릇이다.

 

        다행히 난 개봉날 이 영화가 반전을 가지고 있는지 없는지도 모른체 보았고

        덕분에 영화 말미에 상당한 놀라움과 감탄을 드러내야했다.

        식스센스를 영화관에서 보면서 막판에 내가 내뱉은 '헉' 소리는

        이번에도 어김없이 입에서 흘러나왔다. 그만큼 충격적이지는 않았지만 말이다.

 

        빌리지는 아주 잘 만든 영화다. 혹평을 퍼부은 평론가들도 인정하듯

        스토리 전개나 연기는 매우 훌륭한 편이며 개인적으로는 그가 조성해놓은

        영화의 분위기는 올드보이 못지않은 최고라 생각한다.

        식스센스로부터 이어져온 '인간의 존재'에 대한 깊은 성찰도 내재되어있는

        생각깊은 영화이기까지 하니 이거 잘 만들었다고 말하지 않을수가 없다.  

 

        이런 좋은 면들이 '반전'하나 때문에 가려진다니 참으로 안타까운 노릇이다.

        나이트 샤말란 감독은 다음에는 반드시 평범한 반전없는 영화 만들어보시길.

        사람들이 당신의 진가를 비로소 알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

        反轉없는 영화라해서, 전쟁영화 만들라는 소리는 아니니 오해마시고. 反戰이 아니니까.

 

<별점: ★★★★★☆>

 

      

       너무도 맘에 드는 것은 이 영화의 꿈꾸는듯한 분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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